오래된산행기

응봉산(2001.08.12)

조진대 2021. 5. 4. 09:00

 

응봉산(999m)성산회 제284(2001.08.12)

 

산행(5)-박용석,이경민,조래권-준회원 최명섭외1

 

태용이 덕풍을 나가면서 부슬부슬 내리기 시작한 비는 밤새 민박집 스레트지붕을 때리며 오락가락, 빗소리에 들었다 말었다 하는 잠결 사이로 꿈을꾼다-굿은비를 맞으며 산행을 해야하나 ? 계곡물이 불으면 능선길로 정상까지 가야하나 ? 차는 덕구로 가 있을텐데 등산을 하다가 Back하면 덕구까지 뭘로 간다 ? 이런 고민을 하다가 나는 등산을 포기하고 덕구로 갔는데 요행히 날씨가 개어 산행을 고집한 다른 사람들은 무사히 등산을 마치고 덕구에서 만날 수 있었다(꿈을 꾸었다)-새벽 4시전에 잠을 깨었다. 빗소리는 멎어 있었다.

 

다행이다 싶어 밖으로 나가 하늘을 보니 검은구름과 흰구룸의 무늬가 하늘에 드리워져 있다. 차에서 자고있는 마누라를 깨워, 인원수에 비해 적은 화장실을 먼저 갔다 오라고 한다. 그리고는 모기장 속으로 들어와서 다시 잠을 청해보지만 하늘이 갤까 계곡물이 불어있지 않을까 하는 걱정에 눈만 말똥말똥.

 

어제 오후1시 용석의 차에 소주며 맥주를 아이스박스에 잔뜩 넣어싣고 경민네 집을 거처 88-중부-중앙고속도-서제천-영월-88번국도-김삿갓동네-하동-녹전-31번국도-태박산-423번국도-통리-416번국도-신리-풍곡까지 왔고, 덕풍계곡 입구 매표소에서 3천원씩의 입장료와 주차비 2천원을 내고 덕풍계곡으로 들어간다.

 

차 한대의 좁은길, 다른 차와의 郊行이 어렵다. 몇번을 건너야 하는 溪谷위 다리는 산간 계곡간에 걸치는 철봉으로, 나무를 깔아 소형차 한대 겨우 지날 넓이라 쇠기둥은 차에 온통 긁혀 있다. 지난 5踏査때는 새벽 깜깜한 시간에 자면서 왔기에 이럴줄은 몰랐다. 군데군데 박혀있는 피서차량을 지나며 한시간여를 들어가니 덕풍마을(11가구)이 나오며 넓은 평지에 차량 2-30여대가 각각의 민박집에 뭉쳐서 서있다.

 

19시 맨위 이희철 이장댁으로 가서 예약을 확인하고 방1개를 배정 받고 순식물성 저녁을 얼음같이 차가와진 맥주와 소주를 반주로 먹었다. 주당들이 왔으면 술 모자란다고 아우성 첫을텐데 5명 모두 술은 별로라 마시는둥 마는둥.

 

식사를 물리고 내일의 계획을 생각하고 있는데 이장을 앞세우고 태용과 친구한분이 중국집 배달하듯 생선회가 놓여진 플라스틱 소쿠리를 비닐로 싸서 손에 바치고 들어온다. 면에서 다른 모임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깜깜한 그 길을 2시간여 달려 찾아온 정성에 몸 둘바를 몰라했다. 13일 차를 덕구로 옮겨 놓을테니 안심하고 등산 하라는 격려의 말을 뒤로 하고 태용과 그친구는 어둠 속으로 차를 몰고 되돌아갔다.

 

6시반에 아침을 부탁해놓았는데 소식이 없어 7시 주인아줌마에게 식사를 물으니, 우리가 산행을 포기한줄 알고 일러주지 않았단다. 서둘러 식사를 재촉하고는 용석의 자그마한 고물 버너에 불을피고 중국집 무쇠 플라이팬에 기름을 두르고 준비해온 행동식 재료를 볶아 밥을 넣고 비벼서 김으로 싸고 비닐주머니에 한두개씩 배분을 한다.

 

용석의 자일은 안써도 되겠기에 차에 남겨두고 비상식, , 갈아입을 옷만 챙겨넣고 꾸물꾸물하는 하늘을 쳐다보며 부슬비 내리는 덕풍을 8시 출발한다. 전에 들었듯이 우측계곡은 음지골이며 왼쪽계곡이 용소골이라고 설명하며 논두렁 같은 길을 한참을 가서 철다리 두 개를 지나 계곡산행을 시작한다. 다행히 물은 불어있지 않았다. 그러나 미끄러웝다고 산행을 만류하는 이장의 얼굴이 자꾸만 생각나서 미끄럼 주의를 여러번 발하며 방축소를 지나 1용소로 향한다.

 

피서차 온 남녀 가족들이 2용소까지 갔다가 온다며 계곡끝까지 가서 응봉산을 넘어 덕구까지 간다는 우리를 경이의 눈으로 쳐다본다. 제발 무사히 넘어가라는 마음으로...30여분 가니 1용소가 나온다. 우측 바위 둔덕에 길게 설치해 놓은 굵은 동아줄을 오른손으로 잡고 비에 젖은 바위를 미끄럼에 주의하며 한발한발 내딛어 전진한다.

 

1용소를 지나는 일행

1용소 앞에서

 

계곡 물가에 지켜 앉아 아침사냥을 하던 물총새가 우리 인기척에 날아오른다. 전에 없던 철사다리가 눈에 띤다. 그 동안 구조물을 설치해서 가는 길을 편하게는 했지만 그만큼 때뭍지 않은 계곡은 망가져만 가고 있음이다. 길도 전보다는 또렸하게 생겨나고 있었다. 허긴 어제 40여명이 덕구에서 이 용소골로 넘어 왔다니. 이 계곡이 아직 이렇게 남아 있는건 대형 버스가 못들어 오기 때문일 것이다.

2용소

 

변해만 가는 계곡환경을 걱정을 하면서 9:10 2용소에 달했다. 의 깊이가 40m라는 이 계곡에서 제일 장관인 폭포이다. 우측 바위에는 매달리는 굵은 동아줄을 설치해 놓아 지나는데는 어려움은 없지만 높은 위에서 내려다보는 시커먼 물은 보기만 해도 다리가 후들거린다. 젖은바위에 미끄러지기만 하면 끝장이다 하는 두려움에 더더욱 줄을 움켜쥔다. 없던 꼬리표가 요소요소에 많이 붙어있다. 그러나 오래전에 붙은 것 같은 낡은 꼬리표는 길이 없던때 달아놓은 것 같이 엉뚱한곳에 붙어 있어 잘못 길을 들기가 십상이다.

 

"우리 목욕이나 하고 가지 ?" 하는 제의에 3명은 홀라당 벗고 물속으로 들어갔다. 처음부터 끝까지 계곡물은 낙엽에 물들어 노리끼리 했다. 이런 녹찻물에 목욕을 하니 살결은 뽀드득, 피부가 매끄러워 진다. 도봉이나 관악의 公害 녹은 물에 비할바가 아닌 그야말로 최고수질의 特級水 목욕이다.

 

바위위 길이 절벽으로 끝나는데서 게곡을 내려서면서 맨발로 건너겠다고 벗은 경민의 등산화를 받아드는 용석이 갑자기 미끄러지며 물속에 풍덩, 누가 볼새라 재빨리 일어섰지만 손에든 등산화는 물에 젖고 말았다. 그러면서도 담배는 구해야겠다고 비닐에 겹겹이 싼 담배를 확인한다.

 

난 계곡샌달을 신었기에 물이건 길이건 맘대로 걸었다. 그래서 물을 건널때는 얕아 보이는 물도 가랭이까지 물에 젖었다. 큰터골 갈림이다. 왼쪽으로 들어가면 큰터가 있는 계곡이고 거기서 능선으로 올라 응봉으로 가면 더 가까운 길이된다. 물은 여기서 들로 갈라지니 수량은 줄어든다. 우측계곡으로 계속 진행한다. 큰물 때 계곡을 휩쓸어 회오리치며 돌아 나오는 곳에 하늘높은 바위까지 물길이 깎아 만든 "용트림 계곡" 이어지는 "" 용석과 경민 벌어진 입을 다물줄 모른다.

 

"! 우리만 보기엔 아깝다. 이런 좋은 곳에 못온 성산회원들이 않됐다" 즈그들은 무슨 시험이나 패스한 것처럼 못온 사람들을 무척 측은해 한다. 허긴 사람 발길이 타지않는 이런 한적한 계곡을 만나기가 그리 쉽지 않으니 그런 자부심은 당연하다. 물속을 걷든 난 일제때 이계곡 깊숙히 축대를 쌓고 레일을 깔아 아름드리 나무를 수탈해 실어 나르던 철제바퀴를 물에서 건져 올렸다. 가끔 엿가락 처럼 휘어져 나딩구는 녹쓴 레일을 볼수가 있다.

 

심마니가 구들올 놓고 머물던 텐트자리를 지난다. 비닐이며 병에든 간장등, 방치한 쓰레기가 지난번 본 그대로 놓여있다. 12:10 배꼽시계가 시간을 알려오매 적당한 계곡바위에 배낭을 풀고 행동식을 먹는다. 배가 고파서인지 요리실력이 좋아서 인지 맛있다고 칭찬이다. 우측에 20m는 됨직한 실폭포가 동양화 처럼 계곡의 아름다움을 한층 더해준다. 키를 넘는 조릿대(갈대), 그리고 나타나는 "매봉산" 방향을 가르키는 안내판. 여기서 길은 왼쪽으로 계곡을 건너 작은 실계곡을 끼고 산으로 올라야 한다.

 

우린 본격적으로 산을 오르기전 마즈막 목욕을 하기로 하고 커다란 에 들어갔다. 헤엄치던 용석이 손을 위로들고 섰는데 손목만 간신히 나오는 깊이이다. 더 들어가면 두어길은 될성싶다. 사람구경을 못한 작은 고기때들이 새까맣게 몰려들어 다리를 쪼아댄다. 두 손을 펴서 물을 떠올리면 거기에 치어가 바글바글...

 

경민이 바위에 미끄러지면서 넘어진다. 경민은 오늘 3번 넘어져 물에 빠졌다. 젖은 양말을 쥐어짜고 등산화을 벗어 털고 다시 행진이다. 실계곡이 끝나면서 오름을 시작하는데 한쌍의 젊은이가 내려온다. 쌔까만 등산복에 두팔에 스틱을 짚고, 덕구에서 9시에 출발해 넘어 온단다. 2시쯤이니까 5시간이 걸렸으면 그들도 우리처럼 놀다가 걷다가 한 모양이다.

잠간 휴식

 

출발지의 높이가 240m, 이곳의 높이가 400m, 이제부터 500m를 올라야 한다. 경사는 매우 가파르고 마누라 친구는 지쳐서 걷지를 못한다. 경민은 힘자랑 하듯 앞서고 용석은 마누라 친구를 돌보며 올라온다. 천천히 그러나 쉬지않고, 어느정도 완만한 능선에 올라와 잠시 숨을 돌리며 계곡에서 담아온 노오란 녹찻물을 마신다.

 

능선 위에서 바라다 보이는 응봉산 정상은 아직도 1Km는 더가야 될성 싶고 그곳까지의 능선은 몰려드는 구름으로 허옇게 가리워 진다. 분명 저곳은 구름비가 내리리라. 그탓으로 시원한 능선 바람이 확 불어와 주어 젖은 옷을 삽시간에 말려주었다.

 

길가의 싸리버섯을 땄다, 저녁에 찌개끓려 먹자고...드디어 15시 정상에 섰다, 기념사진과 정상주를... 그제서야 터지는 휴대폰으로 태용에게 전화를...열악한 전파탓에 두어번 전화를 걸어 녹음된 종수의 목소리를 듣는다. 발가락 부상으로 마음만 산에 왔나보다, 일행이 어디쯤 있는지 궁금해 못앉아 있는 듯 "지금 어디쯤이야 ?"

응봉산 정상

 

말린 문어다리를 뜯고, 간식을 먹고 앉아 있는데 한남자가 덕구쪽 능선길을 작은 물병 하나만들고 올라온다. 그리고는 돌비석 서있는 정상을 돌아 원탕방향 길로 되돌아 간다. 우린 원탕으로 가기로 하고 급경사를 내려섰다. 좌우는 길 계곡, 한시간여를 가파르게 내려와서는 계곡에 도착했다. 다시 훌러덩 옷을벗고 물속으로 들어가서 3번째 목욕을..

 

계곡길을 타고 10여분 오니 原湯 자리다. 당초에는 덕구온천이 이곳에 노천탕으로 있었는데, 관광호텔에서 20년간 독점허가를 받아 이곳을 폐쇄하고 덕구까지 4Km를 보온재로 감은 파이프로 온천물을 가져가고 있다. 그런데 쫄쫄새는 온천물을 받아 직경1m 깊이 40Cm웅덩이에 고이게 했고, 여기에 발들을 담그고 원탕에서 즐겼다고 했는데, 50m 내려오니 한 아저씨 팬티바람에 분수물을 맞고 있는게 아닌가 ? 그 아저씨 말이 "아래놈들이 온천객이 좀 줄어들면 Over Flow되는 물을 이렇게 원탕에서 자동으로 새어 빠지게 하는데, 위로 뿜어 오르게 했으니 그밑에 있으면 온천수 샤워라" "팬티만 입고 들어오이소" 하며 자리를 피해준다.

원탕-족욕하는 자리

원탕에서-경민

 

4각 철담을 넘어 3이서 들어가 더운 원탕욕을 무료로 하고, 마누라와 친구는 좀더위 판자로 가린 수도파이프로 나오는 쫄쫄 거리는 더운물에 머리를 감는다. 해가지기전 까지만 덕구에 닿으면 된다는 계산에 6시까지 그렇게 놀다가 하산을 했다. 한참을 내려오니 "효자샘"이 있는데, 엣날 병든 노모의 쾌유를 기원하는 효자의 꿈에 이 샘의 계시를 받아 이물을 노모에게 마시게 하니 병이 낳았다고 이름 붙혀진 샘물이라는데, 물맛이 아주좋다.

 

더 내려오니 용소폭포와 마당소, 그리고 덕구온천 건물이 보인다. 8시에서 7시까지 11시간의 긴 산행을 마치고 나서 경민이 하는말, " 지구상에서 가장 아름다음 계곡이 희말라야에 있는 랑탕계곡이라는데, 오늘 산행한 이계곡이 한국의 랑탕계곡이라고 해야겠다".

용소폭

 

주차장에서 차를 찾아 덕구리 "덕구장 민박"에 들었다. 저녁밥을 해먹자는 용석의 신념, 그러나 버너의 부족으로 사먹을 수밖에, 가장먼저 잠들어 코고는 소리를 피해야 겠다는 경민, TV를 보는동안 먼저 쓰러진 두사람 다음으로 요란한 코고는 소리를 피해 머리 마져 거꾸로 두어야 했다.

 

다음날 새벽(이젠 늙어서 잠이 없음) 일어나서는 라면으로 아침을 때우고는 7:30 민박을 떠나 임원항에 들어 검은구름이 짖게 깔린 바다와 하늘을, 해신당에 들어 남근 목각과 신당을, 그리고는 삼척을 지나 댓재에 오른다.

 

2년전 두타산행때 보다는 더 개발이 되어 주차장과 휴게소가 들어섰다. 이산을 거꾸로 오르던 상연부인 생각이 난다.

 

하장면에 오니 11:45, 알맞은 시간에 태용을 만났고 하장의 명물 염소전골로 점심과 반주를...

 

진부를 지나며 임강호에게 전화를 하잔다. 쉬고있을 친구를 괴롭히지 말자고 통과, 영동고속-이천-신둔-성남을 거쳐 경민을 내려주고 집에오니 9.

 

바쁜중에도 우릴 위해 시간을 내준 태용에게 감사를 드린다. 차를 운전해준 용석에게도 감사를...

 

알림: 홍사택-갑자기 Cambodia로 떠나게 됐는데(10), 여러 동창께 인사 못하고 떠난다고...언제 오냐고 ? 돈벌어야 오지! 내년에나 ?//정천기 주유소 변경-신월4525-1 SK직영남부주유소,전화02-690-5002,팩스690-5001//김태용 E-mail:skty0820@samchok.net

 

 

 

'오래된산행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발왕산(2013.09.21)  (0) 2021.05.03
속리산(2002.03.02)  (0) 2021.05.03
월출산(2002.02.23)  (0) 2021.05.03
화악산(2002.02.16)  (0) 2021.05.03
치악산 종주(2002.02.09)  (0) 2021.05.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