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두대간·9정맥/백두대간

백두대간 37 미시령-진부령

조진대 2022. 3. 1. 09:51

백두대간 미시령-진부령 (2003.10.12)

 

산행: 미시령(05:05)-상봉(06:20)-신선봉(07:05)-대간령(08:25)-암봉정상(09:03)-병풍바위(10:00)-마산(10:25)-진부령(12:55)  산행시간 7시간 50분

 

누구와: 마눌과 나, 문딩이, 김민향 (4명)

 

백두대간 마지막 구간을 하는 날. 고교동창들이 축하 동행산행을 해준다 해서 하룻밤 자기로 한다. 토요일 13:40 구로역을 출발, 미사리에서 한참을 막히고 홍천을 지났는데, 밤도깨비님이 전화를 했다.

 

19시 용대리 도착해서 심마니 집 맞은편에 민박(5만원)을 정하고 저녁식사를 “향로봉”에서 하고 일찍 잠자리에 든다.

 

04:00 기상, 정리를 하고 출발해서 05:00 미시령에 도착했다. 산꾼 3명이 서성 대기에 밤도깨비님을 물으니 방금 황철봉 방향으로 출발 했단다. 답변해준 분은 바로 송비님이시다.

 

 

미시령 

05:05 미시령을 출발했다. 구름 속으로 달은 희미하게 모습만 보이고, 랜턴을 비추고 어둠에 쌓인 미시령 왼쪽 자갈길 같은 마루금을 오른다. 속초시내 불빛이 아름답게 반짝인다. 길은 능선 조금 아래로 이어지며 오름을 계속한다. 저 앞에 한 무데기 랜턴불빛이 일렁인다. 잠시 후 샘터에 도착, 쉬고 있는 대구에서 오셨다는 단체꾼들을 뒤로하고 오름을 계속, 너덜 길에 오니 앞에서 10여명의 등산객이 하산을 한다. 정상까지 새벽에 갔다 온다는데, 상봉까지도 안간 모양이다. 암봉을 넘어 헬기장을 지나 너덜을 더 갔다. 날이 갈수록 밝아오는 시간은 늦어져서 6시가 지나 랜턴을 껐다. 구름이 점점 짙어진다. 오늘 오후 늦게부터 비가 온다 했는데...


 

06:20 상봉(1,239m)이다. 돌로 둥그렇게 쌓은 탑이 구름 속에 외롭게 서있다. 내림 길이다. 암봉을 우회하는, 줄을 잡고 내려서야하는 조금은 험악한 길이다. 낭떠러지 위를 지나 2번째 로프를 잡고 내리는 길. 긴 오름과 평탄한 길, 만추의 화암재를 지난다.

 

07:05 신선봉 우회로 갈림길이다. 잠시 쉬면서 배를 채우고 뒤에 오는 문딩이를 기다렸다. 구름이 끼었으니 신선봉엘 가도 아무것도 볼 수가 없어 우회로를 탄다. “큰바위” 암봉을 내려서고 너덜 길을 내려선다. 그리고 이어지는 아주 긴 내림 길, 끝없는 잡목숲길.


08:00 헬기장(공터)에 왔다. 손님이 온다 해서 간식을 너무 많이 준비 했나보다. 계속 간식을 없애 배낭 무게를 줄이려 해도 아침 식사를 해치운 두 사람은 배가 불러 못 먹겠단다. 내리막길의 시작이다.

 

08:25 대간령에 왔다. 이제 오늘 산행의 절반은 한거다. 주변엔 비닐장막이 남아 있고 돌을 쌓 놓은게 성터였던 것 같다. 왼쪽으론 내려가는 길이 잘 나있고...사진을 찍고 다시 오름의 시작이다. 한참을 쉬지 않고 오른 후 다시 너덜길이 시작이다.

대간령

조망
 

09:03 암봉의 정상이다. 군 벙커가 구축돼 있어 전방지역임을 실감케 한다. 잡목 숲을 서서히 내려서고, 앞의 병풍바위봉과 마산은 구름에 덮여 있어 모습을 볼 수가 없다. 마산에 오르면 보인다는 금강산은 구름 때문에 기대할 수 없게 됐고, 비가 안 오는 것만으로도 만족해야 한다. 안부 부근은 滿山紅葉... 길은 오르기 시작하고 힘이 들 정도로 길게 오른다. 중간에 쉬면서 미숫가루를 타먹으며 뒤에오는 문딩이를 위해 삶은 계란과 찰떡쵸코를 길에 놓아두고 떠난다.



10:00 병풍바위(1,058m)에 섰다. 병풍바위 직전에서 대간 길은 우측으로 꺾여져 내려가지만, 정상에 서서 보니 정상을 지나 내려가는 길도 있다(리본 없음). 대간길로 내려가면서 우측에 있음직한 문딩이를 소리쳐 불러보니 대답을 한다. 잠시 내림길을 온 후 길은 다시 오른다.


마산

10:25 마산(1,052m)에 올랐다. 우측이 정상인 것 같고 나무기둥 유격장 같은 시설이 구름 속에 보인다. 구름비가 나무에 맺혀 이따금 물이 떨어진다. 이제 오르는 것은 없고 내려가기만 하면 된다. 나무를 잡으면 낙엽이 우수수 떨어지고, 등로엔 낙엽이 수북히 쌓여있으며 구름비는 뚝뚝 떨어지는데, 이제 긴 대간의 여정을 끝낸다 하니 좁업반 고3처럼 마음이 쓸쓸해지는데, 마눌은 내 기분을 아는지 “가을을 남기고 간 사랑”을 부른다.

 

 

작은 봉에 오르는데 자그만 나무 팻말이 보인다. 백두대간은 왼쪽으로 가란다. 비 가 후두둑 거린다. 한참을 내려오니 스키장 철조망이 왼쪽으로 보이고 구름 속 저 아래 뾰족지붕을 한 콘도가 보인다. 철망을 끼고 내려오면 리프트 회전바퀴가 있고 거기에서 아래로 리프트가 이어져 있다. 판쵸 우의를 꺼내 입었다. 갈대숲과 전나무 숲을 지나 산을 빠져 내려오니 왼편 콘도건물 밖은 주차장과 공터가 운동장 같이 넓다. 공터를 가로질러 뚝 같은 곳을 보니 리본이 펄럭여서 그곳으로 가니 포장도로이다.

 

이후 미로가 나오므로 뒤쳐진 문딩이를 기다리는데 30여분을 기다려도 보이질 않는다. 민향을 뒤에 남겨두고 마눌과 난 대간길을 계속한다. 왼쪽으로 50여m 내려가서 우측으로 나있는 농로를 따르고, 뒤 따라온 송비님과 함께 간다. 물 웅뎅이에서 농로를 버리고 왼쪽 전주가 있는 논두렁 같은 길을 가서, 우측의 넓은 공터 같은 땅을 지나자 우측엔 군 건물(회사 같음)이 있다. 계속 전진하니 군부대의 정문에 초병이 우릴 이상타고 쳐다본다. 왼쪽으로 넓은 포장길을 걸어가다 우측 군 초소와 철망에서 우측으로 든다(리본 많음).

 

숲을 올라 왼쪽으로 가고 내려서니 도로가 나오고 도로맞은편엔 창고가 있다. 여기서 우측으로 차가 가끔씩 다니는 포장길을 따라 30여분 가니 포장이 끝나고 흰색 칠을 하고 앞은 플라스틱 골판을 덧댄 건물 한채 있는데, 이후 비포장 길은 이집을 우로 돌아간다. 이집 옆에서 비포장을 버리고 왼쪽으로 꺾여 가니 길은 계속 넓고, 잠시 후 왼편에 사슴 키우는 축사와 건물, 그곳을 지나 우측으로 구부러져 내려가다, 우측에 보니 “공사중”팻말, 그쪽으로 가니 숲으로 이어지고, 휴대전화 중계소, 리본을 따라 내려서니 절개지 급경사, 내려서니 포장도로, 우측으로 몇m가서 다시 내려선다. 포장도로는 우측 끝에서 휘어져 다시 우리 앞에 나오게 되고, 이를 다시 건너가니 계단과 왼쪽에 KT국사, 다음엔 곰이 서있는 진부령 고개이다. 차가 쌩쌩거리고 지난다. 길을 건너 건물 옆으로 보니 사진으로 많이 보던 “진부령” 돌이 서있다.

 

진부령 

12:55 진부령에 섰는데, 대간 완주 축하사절들은 모두 문딩이 찾으러 콘도로 갔고, 심마니가 몰고 온 차에서 플랑카드를 꺼내 내손으로 진부령 돌에 걸어 매고는 송비님께 부탁 사진을 박는다. 축하사절들도 때맞추어 문딩이를 찾아 차를 타고 달려와 축하를 해 주었다.

송비님

고교 동창들과 

 

2002년 4월 14일 시작한 후 1년 반 만에 중산리에서 진부령까지 추정거리 1,240km의 백두대간을 완주했다. 감회가 깊다.

 

막히는 홍천-양평을 거쳐 방이동에 오니 21:20,  만찬장이 마련되었고, 조촐하게 식사를 하고 집으로...축하사절로 온 동창들에게, 동행 산행해준 문딩이와 민향에게, 교통편을 수고해준 심마니에게 감사를....

 

시간을 봐서 진부령-향로봉을 하고는, 다음엔 무얼 할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