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두대간·9정맥/백두대간

백두대간 35 한계령-조침령

조진대 2022. 3. 1. 09:23

백두대간 한계령-조침령 (2003.9.20)

 

코스: 한계령(05:30)-암릉지대통과(06:30)-필례갈림(06:50)-망대암산(08:35)-점봉산(09:45)-안내판/안부갈림길(11:00)-단목령(11:45)-북암령(13:25)-양수발전안내판(14:35)-943봉(15:35)-조침령(16:20) 거리: 18.6Km (이정표) 소요시간 10시간50분(점심+휴식포함)

 

누구와: 마눌과 나

 

돈쓴거: 새나드리민박-한계령 교통비 5만원, 저녁식사 1 만원 숙박 5만원 계 11만원

 

생각을 많이 했다. 산행순서, 숙박과 교통에 대하여...
진고개-구룡령을 갈 차례이나 이를 뒤로 미루고, 10월초 붐빌 설악산을 일찍 시작하려고 순서를 바꾼다. 중심점을 조침령으로 할 때 숙박과 교통에 대한 검토:

 

1안)-새나드리 민박, 새나드리-한계령, 새나드리-구룡령 교통비 각각 5만원, 숙박 5만원, 식사 5천원(1인분), 합 16만원 (새나드리 민박 033-463-7790)

 

2안)-서림가든에 주차하고 내차에서 숙박(서림가든 빈방 남은게없음), 사림가든 차를 이용 한계령 3-4만원, 구룡령 2-3만원, 서림가든 식사 가능시간 07-21시, 산행후 교통비 ? (서림가든 033-673-3969)

 

3안)-조침령 주차 차내숙박, 양양택시 조침령-한계령 4만원, 조침령-구룡령 4만원 (양양택시 033-671-2300)

 

장단점:
1안: 돈이 많이 듬, 잠자리 편안, 목욕가능

2안: 서림-조침령간 차량에 추가 경비 소요, 잠자리 불편, 목욕 ??

3안: 서림-조침령간 택시 운행가능성 불명확, 잠자리 불편, 목욕 불가

골치가 아파온다. 출발직전까지 머리 속에서 갈등을 많이 했다, 내무장관 겸 총리가 동행하니 편하게 하자, 그래 1안을 택한다. 결정하고 나니 맘이 편해온다.

 

 

금요일 저녁을 많이 먹고, 배낭을 꾸린 후 일찍 잠을 청하지만 1시간 잤는가 ? 밤 12시 잠을 깨서 세수를 하고 00:30 집을 출발, 88도로-미사리-양평-홍천-철정-상남-현리-방동을 거쳐 방태천 새나드리 민박집에 04:10 도착, (연가리 입구 부터는 비포장-공사중) 주차장에 차를 대고 준비를 하니 주인장 나와 자기 차 시동을 건다. 04:25 새나드리 출발, 방동-현리-상답-필례약수-초소정상에 05:20 도착, 침투용이 지점을 찾는다.

 

한계령 초소와 철망

고개 정상 남측에 1평정도 초소가 세워져 있고 좌우로 높은 철망과 그 위에 꺾여진 가시철망을 추가하여 사생결단 하기 전에는 월담 불가, 개구멍은 보지 못했음, 시멘트 축대와 철망 아랫부분 틈이 있으나 누워서 횡으로 통과하기엔 너무 어려움, 필례 방향으로 150여 미터 가면 높은 가시철망이 끝나고 1.5m 정도의 얕은 철망이라 이곳이 적정장소라 정하고 철봉 하듯 월담하고 마눌도 자력 월담. 새나드리 민박 주인장과 빠이빠이, 철망 안쪽으로는 길도 않나있고, 랜턴을 비추어 철망 따라 피어있는 쑥부쟁이 꽃을 다치지 않으려고 주의해서 걸어 초소 뒤까지 왔다(발자욱을 지우지는 못했음) 이것도 기념이라 사진한방 찍는다.

 

05:30 초소 뒤는, 왼쪽은 내려 꽂이는 계곡이라 길이 없고, 절개지 가장자리로 바로 올려 붙는 길이다. 몇10미터위에 "등산로 아님" 안내판이 서있으나 이를 무시하고 전진, 랜턴을 비추며 천천히 올라가니 컴컴한데 군용 벙커 같은 시설이 있고, 우측으로 내려가는 길이 있다. 우린 왼쪽으로 계속 오른다. 잠시 평지가 나온 후 다시 오른다.

 

암릉구간

길은 Y갈림인데, 이마 앞은 높은 암봉이다, 여기가 만물상 인가 보다. 앞선 마눌, (우측은 나무 잎새로 가려 잘 안보여) 왼편이 길인 것 같단다. 왼쪽으로 오르니 길이 점점 희미해지고 험악스러워 진다. 그간의 배운 기술을 발휘 할 때가 왔나보다, 릿지화도 신고 왔는데, 쾌재를 부르며 올라가지만, 갈수록 점점 난감해 진다. 비에 젖은 바위가 아니라도 길이 있는 게 아니었다. 뒤로 Back, 날이 훤해져서 랜턴은 집어 넣은후, 나무를 잡고 바둥대며 Y지점까지 내려와 우측을 보니 리본이 걸려있고 그 너머로 길이 펑 뚫려 있다. 여기서 20여분 괜한 알바를 했다.


잠시 진행하니 우측에 가는 줄이 걸려있어 젖은 바위를 조심조심 올라섰다. 올라선 후 더 오르지 말고 약간 내려선 후 봉을 왼쪽에 끼고 돈다. 그러면 좌축에 "등산로 아님" 팻말이 걸려있고 우측에 가지가 붙은 통나무를 바위틈새에 세워 놓은게 보인다. 이를 밟고 올라섰다.


뒤를 보니 단풍이 발갛게 물들어 있다. 어느새 가을이 왔다. 바람은 아직도 세차게 불어 구름에 휩싸인 이른 새벽의 정취를 을씨년스럽게 한다. 통나무를 타고 올라선 후 우측으로 나무를 잡고 잠시 내려서면 왼쪽에 줄이 매어 있는게 보인다. 이곳을 오른 후 언덕을 넘어 조금 내려서면 저 아래 줄이 매어있는게 보이고 그곳에도 리본 하나 걸려 있다. 우린 그곳으로 내려가지 않고 그 보다는 리본이 많은 왼쪽으로 조금 올라갔다. 암릉 내리막 구간으로 몇 개의 줄이 이어진다. 다 내려와서 보니 우측으로 길이 나 있는데(등산로 아님 팻말), 배낭을 벗어 놓고 그 길을 따라 내려가 보니(리본들 있음) 우리가 가지 않았던 줄 맨 길과 만나는 것 같은데 끝까지 가보지는 않았다. (#암릉구간에서는 리본만 찾아 따르면 길 잃을 염려 없고, 위험하지 않다)

 

 

06:30 암릉 구간을 끝냈다. 다시 배낭을 메고 왼쪽으로 간다. 등로엔 금방 산돼지가 작업한 흔적이 있다. 쇠방울을 꺼내 가장 요란한 소리가 나도록 배낭 뒤에 매단다. 바람이 몹시 분다. 암릉이 또 나오지만 우회로가 있다.

이정표가 나온다 우측으로 필례골 3.5Km, 주전골 갈림길 2Km, 한계령 2+2Km, 망대암산 2Km, 망대암산과 한계령의 중간 지점이다. 낮에 한계령으로 가는 등산객은 여기서 필례골로 빠지나 ? 필례골 쪽은 "등산로 아님"으로 막았다.

 

07:00 배가 고파온다. 빵과 미싯가루로 아침을 먹는다. 펑퍼짐한 봉에서 부터는 계속해서 내리막이다. 물 젖은 산죽밭을 지나니 젖은 바지 더 젖어 오고 등산화 마저 물이 찌거덕 거린다. 이젠 물 젖은 등산화는 이력이 나서, 각오하고 2개를 가져왔다.

 

07:43 작은 광장에 왔는데, 주변엔 "출입금지" "등산로 아님" 팻말이 3개나 매어져 있다. 이후 길은 서서히 오르면서 평탄하고 또 오르고 한없이 오르기만 한다.

 

점봉산

08:35 왼쪽에 암봉이 이어져 서 있다(망대암봉). 마눌, 그 암봉에 올라가 보라지만 도로 내려올걸 왜 올라 ? 올라가 봐야 구름으로 아무것도 볼수 없는데... 붉으스레 물든 단풍이 여기저기서 보인다. 금년 단풍은 곱지 않을 꺼라는데... "대민 계도문"이 서 있다. 부근의 주목을 몰지각한 사람들이 캐다가 정원수로 팔아먹는단다.

 

09:45 한없는 오름 끝에 점봉산(1,424m) 정상에 섰다. 구름으로 아무 것도 볼 수가 없고 찬 바람으로 오래 있을 수가 없다. 해는 엷게 비쳤다 말았다...안내판은 망대암산 1.3Km, 단목령 5Km를 알리고... 사진을 찍고는 왼쪽으로 꺾어 내려간다. 하산길엔 단풍나무가 더 자주 눈에 뜨이는데 색깔은 아직 시작이라 그런지 그저 그렇다.

저 아래가 오색??

 

한동안 묵묵히 내려 가기만 한다. 거의 다 내려왔는가 하니 해가 가끔 얼굴을 보이고...
안부에 왔다. 어디선가 멀리서 물소리가 들려온다.

 

10:18 공터에 왔다. 좌우로 탈출로로 보이는 길이 있고, 그곳을 지나면서 산죽밭이 이어진다. 우측의 함께가는 계곡에서는 물소리가 들려온다.
10:35 다시 안부, 좌우로 탈출로가 있다. 그리고 길은 올라간다. 능선길을 한참을 걷다 내려간다.

11:00 다른 안부, 좌우로 탈출로가 있고, 나무판 안내가 있는데, 글씨는 모두 지워져 읽을 수가 없다. 길은 다시 오른다. 아직 점봉산은 뒤에 가까이 있지만 나무에 가려서 볼 수가 없다.

 

11:35 작은 공터 안부, 군용 방화선과 산죽들...계속해서 나무들 때문에 볼수가 없다. 그러나 나무 사이로 보이는 전방은 우리가 가는 이 길이 내려서고 그 다음엔 긴 능선이 가로놓인 것 같이 보이는데, 그 내려선 지점이 단목령 일꺼라고 생각이 된다. 한참을 내려간다.

 

단목령

11:45 단목령이다. 나무장승이 2개 서있다. 양수발전소 4.8Km, 강선 1.3Km, 오색초교 3Km. 단목령의 길은 6거리 이다. 대간길과 오색과 강선방향 좌우측 탈출로 그리고 가장 넓은 길. 우측에서는 요란한 물소리가 들린다. 여기서 점심을 하기로 한다. 햇살이 비치는 지점을 찾아 판쵸우의를 깔고 등산화를 벗어 물에 젖은 양말 믈을 짠다. 밥 한 그릇 둘이 나누고, 김치와 멸치볶음-아침도 못 먹었는데, 다이어트 점심이다. 오늘 디저트는 방울 토마토이다.

12:10 짐을 싸서 출발한다. 100 여m 오니 우측에 계곡물이 보이고 내려가서 물 떠오는 길이 나 있다. 나무가지 사이로 구름에 덮힌 설악산 대청이이 보인다.

 

12:40 875m봉이다.길은 우측으로 꺾이고, 길은 내려가며, 저 앞에 1020m봉이 서 있다.
13:15 1,020m봉이다 그리고 10분후 북암령 안부에 도착했다. 우측으로 탈출로가 나 있고, 앞의 1136m봉이 높아만 보인다.

 

13:50 삼각석이 있는 1,136m봉 정상이다. 이후 길은 길고 지루하기만 하다. 리본의 숫자가 별로 없어 잘 나있는 길을 제외하곤 여기가 대간길인지 의심이 날 정도다. 작은 전망대에 서서 점봉산을 바라보니 개인 하늘아래 아주 가까이 보인다.

14:10 4명의 대간꾼이 스쳐 지난다. 구룡령에서 출발해서 단목령 까지 간단다. 그들은 지쳐 보이지도 않고 기운차게 잘나간다. 잡목숲의 시작이다 그리고 멀리 왼쪽에 동해 바다가 보인다.

 

양수발전소

14:35 양수발전소를 알리는 표지판. 조침령이 2Km남았단다 (잘못 표시). 우측에는 나무가지 사이로 거대한 뚝과 깊은 웅뎅이가 보이고 뚝위로 공사용 차량과 차도에 승용차도 지난다.

그곳에 물을 끌어올려 채워 발전을 할것이며, 덕유산에도 있다고 마눌 유식한체 한다.

그곳을 지나 작은 봉에 올라서고 잡목 사이로, 말을 하느라고 정신없이 어찌어찌 직진을 했는데, 봉을 내려서서 길은 점점 가늘어지고 "이거 잘못 들은 것 같은데" 하면서도 계속 가니 주변에는 술병등이 나딩굴고, 다음 봉으로 오르면서도 이상하게 리본이 보이질 않는다. 갈라진 길이 없었는데...

그 길을 계속 가면 능선은 이어지나 엉뚱한 데로(859m봉) 갈 것만 같다. 뒤돌아 섰다. 그리고 동쪽 방향 산사면의 희미한 길을 따라 200여m 가니 대간길을 다시 만날 수 있었다. 그리고 봉을 오르니 그곳이 1,018m봉이다. 여기서 도 20여분 두 번째 알바를 했다.

 

조침령

15:35 943m봉이다. 여기서 길은 우측으로 꺾여져 내려가는데, 그냥 스원스레 조침령 까지 가는게 아니고 사람 안달나게 봉을 두세개 더 지나면서 잡목숲을 헤치고 간다.

16:20 조침령 비포장 도로가 보이고 곧 길에 내려섰다. 완만한 고개 정상엔 표지석이 서있다. 구룡령 방향 들머리는 도로를 따라 100 여m 남쪽으로 가서 나온다.

 

조침령은 동서쪽 모두 가파른 비포장 도로인데, 넓이는 2차선 이상으로 넓지만 비온 후 질은 흙으로 승용차가 오르기엔 좀 힘들겠다.

겨울철 3개월은 차가 다니지 못한단다. 쇠나드리 쪽은 차로 10분정도 소요되지만 서림쪽은 구불구불 30여분 소요되고 더 가파르다.

새나드리에 전화를 하니 아주머니가 갤로퍼를 몰고 올라온다. 아이들 운동회 준비로 분교에 모여있다 온단다. 새나드리 민박에 와서 7시 저녁을 부탁하고 방에 들었다.

 

 

새나드리 민박집

두어평 방 하나에 주방겸 거실, 반평 정도 화장실겸 샤워실. 주방엔 취사도구와 그릇등이 있다 (콘도와 같다). 샤워물은 따끈하고, 방은 전기 축열식 이라는데 샤워 후 바닥에 누워 쉬니 차가워 이부자리를 펴고 잠깐 잠이 들었다. 저녁식사 상을 가져왔는데, 갑자기 추워 개 떨 듯 떨었다. 밥 한 공기를 게눈 감추듯 하고, 우리가 예비로 가져온 햇반 하나을 데워 먹는다. 곰취 절임, 고등어 구이가 무척 짜다. 버섯넣은 된장찌개는 맛이 끝내주고, 김치는 내일 점심 반찬으로 담아두고, 고추와 작은 생 배추와 된장이 생생감을 안겨준다.
너무추워 온도조절기를 최대위치로 하고 잠이 들었는데, 한밤중이 되니까 뜨뜻해 온다.

내일은 05시 구룡령으로 출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