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두대간·9정맥/백두대간

백두대간 33 진고개-구룡령

조진대 2022. 3. 1. 09:09

백두대간 진고개-구룡령 (2003.10.3)

 

코스: 진고개(05:30)-동대산(06:25)-차돌배기(07:35)-두로봉(09:11)-신배령(10:52)-만월봉(11:41)-응복산(12:25)-마늘봉(13:50)-약수산(15:00)-구룡령(15:30) 
거리 22.7Km(이정표) 시간: 10시간

 

누구와: 마눌과 나

 

돈: 구룡령-진고개 교통 5만원 (자가용 서비스033-432-0708), 맥주 2천원, 옥수수 2천원, 버섯짱아치 1만원, 고속도로비

 

10월 연휴, 모든 사람들은 설악산으로-설악산으로, 설악이 미어 터질 것 같아, 지난 주 한계령-미시령을 한 후, 오늘은 한적하게 미루어 두었던 진고개-구룡령을 하기로 한다. 10월 2일 16:30 회사를 출발, 마눌을 태우고 미사리-양평을 거쳐 홍천에 18:00도착 조문을 하고 저녁을 얻어먹고는 횡성-새말-영동고속도로-진부를 거쳐 진고개에 오니 21:15, 아무도 없는 휴게소에 차를 대고 차 안에 침낭을 펴고 잠을 잔다. 03:00 추위로 눈을 떴는데 버스, 승합차 등이 부릉 대고 많은 등산객들이 왔다 갔다... 잠시 후 내차 옆에 승합차가 와 서서는 경상도 사투리를 쏟아 낸다. 더 잠을 잘 수가 없다. 뜸을 드리며 날이 어느 정도 밝기를 기다려 등산준비를 한다.

 

진고개(970m)

05:30 매표소 건너편 도로변 얕은 돌 축대 위에 설치된 출입금지 밧줄을 넘고, 계단을 밟아 산길로 들어간다. 출입금지로 길이 희미한게 아니다. 대간길은 막아도 막아도 이어지기에 길 자욱은 다른 대간길 같이 잘 나있다. 출입금지 팻말들이 서있는 뒤로 잠시 구불대던 길은 동대산 오름으로 이어진다. 진고개 매표소에는 7시가 안되어 직원이 나오므로, 랜턴은 비추지 않았는데, 날이 어느 정도 밝았으므로 길을 구분할 수 있겠다. 

 

저 아래 진고개 주차장엔 버스에서 내린 등산꾼들이 노인봉 방향으로 출발하기 앞서 헤드라이트 앞에 쭈구리고 앉아 아침을 먹고 있다. 등산로는 급하지 않고, 길게 서서히 올라간다. 뒤를 보니 멀리 산 정상에 환한 불들이 일렬로 서 있는게 보이는데, 황병산의 군 시설이다. 
하늘은 금방 해가 올라오려는 듯 동녘 구름이 붉게 물들고 노인봉의 모습이 나무사이로 비친다. 오늘 갈 길이 11시간은 예상되므로 천천히 쉬지 않고 숨차지 않게 오름짓을 이어 간다.

06:24 해가 손톱만큼 모습을 나타냈다. 우린 동대산 정상에서 해맞이하기를 바랬는데, 서둘러 정상으로 향한다.

 

동대산(1,433.5m)

06:25 동대산 정상에 서니 해는 벌써 동녘 산 위에서 1m는 떠올랐다. 동대산 이정표는 정상 조금 아래에 있어 진고개-동대산이 천연보호구역으로 출입금지라는 팻말을 세워 놓았고 왼쪽에는 월정사를 끼고 있는 오대천 방향으로 가는 길이 보인다. 정상은 헬기장인데, 녹색 풀잎에 하얗게 서리가 내렸다. 산은 벌써 겨울의 문턱인가...

 

06:40 헬기장으로 된 완만하게 생긴 1,421m봉에 왔다. 이정표는 두로봉이 6.7Km 남았음을 알린다. 평탄한 길이 이어진다. 그리고 5분 후 나오는 얕은 봉 역시 헬기장이다. 여기에도 서리가 내렸다. 완만한 내림길이 다음 봉으로 이어진다.

 

 

06:55 1,330봉 정상에 서고 길은 길게 내려서는 것 같다. 안부(1,300m)에 왔다. 이곳 이정표는 두로봉 5Km, 동대산 2Km를 알려준다. 길은 서서히 오르고 조금은 암릉같은 바위길을 짧게 오르고 또 조금 오른다.

 

 

07:14 1,296m봉에 오른 후 내려선다. 다시 작은 봉 정상에서 완만하게 내려서고 평탄한 길이 이어진다. 아침 바람이 싸늘하게 분다. 여름 긴팔 티 위에 윈드 자켓을 덧입는다. 새벽에 잠깐 울던 새소리는 날씨 탓인지 조용하기만 하다.

 

차돌배기(1,230m)

07:35 사람 키만 한 흰 차돌덩이 3개가 나타난다. 이정표 하나 서있는데 "차돌배기 1,230m, 두로봉 3.9Km"라 안내한다. 육산에 웬 돌덩이, 그것도 종류가 다른 차돌 ? 마눌 말로는 이산 밑엔 차돌이고 그 일부가 돌출된 거라고...
난 그 반대로 운석이 떨어진 거라고 심심치 않게 입씨름을 벌린다. 돌 때문에 화제가 생겨 좋았다. 완만한 길이 이어지고, 가끔은 빨갛게 물든 단풍나무가 맞아 주어 기분이 좋다.

 

07:56 헬기장이 있는 1,260m봉 정상인데, 왼쪽에 오대산 비로봉과 상왕봉 우측에 노인봉과 황병산이 보인다. 두로봉이 3Km 남았단다. 길은 다시 내리막이고, 잠시 후 1,234m봉을 지나면서 긴 내리막이 시작된다.

 

08:15 조그만 공터로 된 안부에 내려왔다. 지도에 왼쪽에 샘이 표시된 곳인가 보다. 여기서부터 길은 완만하게 시작되면서 길고 높게 30여분 오른다.

 

08:45 1,383m봉에 오른 후 경사도가 완만해 지면서 다시 앞의 봉으로 더 올랐는데 헬기장이다. 심마니 한사람 큰 배낭을 메고 곡괭이를 들고 서서 맞이해준다. "안녕 하세요 ?" 오늘 산에서는 처음 보는 사람이라 무척 반갑다. "배낭이 불룩한걸 보니 많이 캐셨나 봐요?" 하니 "아네요 점심인걸요" 하며 애써 수확물을 숨기려 한다. 아래위 검은 옷으로 도배한 사람들 한패가 지나갔단다. 그전엔 3-4명 그저 그런 옷을 입은 사람들이 갔고... 이분은 옷차림으로 구분을 하나보다. 

 

이곳 이정표에 북대사 2.7Km, 동대산 5.7Km, 두로봉 0.3Km라 했는데 거리계산이 잘 못 됐나 보다. 두로봉이 저 앞에 바라다 보인다. 마가목 열매 빨갛게 열려 있어 유심히 본다-금년엔 비가 많아 마가목 열매가 안 열렸다는 심마니 친구의 말이 생각나서...

완만한 오름은 계속되고, 정상이 나올 듯 나올 듯 평평한 길이 이어지고,

 

두로봉(1,422m)

09:11 드디어 두로봉에 왔다. 왼쪽은 북대사 4Km를 가르키고, 이곳부터 신배령까지 보호구역으로 출입 금지란다. "어길 경우 1천만원 벌금" 천만원이 뉘집 애들 이름인가 ? 정상은 20여m후 헬기장이다. 정상에서 경사가 급한 내리막이 이어진다.

 

북쪽 멀리 구름가린 설악산 대청이, 왼쪽에 귀때기 청봉이 나무사이로 보인다. 내림길-완만한 길-낙엽덮힌 평탄한 오솔길이 이어진다. 안부에서 짧게 오른후 밋밋한 1,234m봉에 오르고, 길게 평탄하게 이어지다 조금씩 내려선 후 다시 평탄한 길이다. 11시 방향에 만월봉이 올려다 보인다.

 

 

신배령

10:30 봉(1,121m)올라가는 중간에 이정표가 서있는데 "신배령" 이라 표시되고 두로봉 2.5Km 1:30 소요, 응복산 4.8Km 2:30 소요라 했다. 그런데 위치가 잘못된 것 같다. 령이 아니라 산오름 중턱에 서 있으니...

화투에 나오는 홍싸리 군락이 몇10m 이어진다. 평지길이 계속되다 잠시 내려선 후 안부에 왔다.

 

10:52 진짜 신배령인가 보다. 출입금지 안내판에 누군가 썼다. "신배령" 이라고, 그리고 "샘 100m왼쪽" 두로봉에서 이곳까지가 보호구역이다.

길은 오름으로 바뀌고 눈앞의 좌우 두봉이 여인의 두 젓 무덤 같이 아름답게 보이는데, 1,210m봉은 왼쪽으로 트래바스 하고 약간 내려섰다 올라간다.

11:30 왼쪽봉(암봉)으로 오른 후, 평탄하게 나아간다. 9시 방향에 오대산, 10시 방향에 계방산(오대산 보다 높다)이 보인다. 앞으로는 만월산이 지근이고, 저 앞에 응복산이 크게 보인다.

 

11:44 만월봉에 올랐다. 길은 응복산을 향해 내리막이다. "속새"군락지가 있다. 가는 대나무처럼 생긴 속새는 여러 가지 질환에 쓰이며, 오대산에서만 보았다. 배가 고파온다. 눈앞의 오르막을 가려면 기운을 내야겠기에 치즈와 연양갱을 먹는다. 평지길이 잠시 있다가 긴 오름길이다.

속새

 

응복산(1,359m)

12:25 응복산에 올랐다. 작은 공터 한켠 3각점에 서 있는 이정표는 신배령 4.8Km 2:30 소요, 구룡령 6.7Km 3:40소요라 했다. 여기서 점심을 먹자. 차게 식은 밥 한덩어리 둘로 나누어 물에 말아 훌훌, 오이지를 특식으로, 멸치 고추장을 반찬으로...

다 먹고 짐을 싸서 출발하려는데 지긋한 2쌍의 부부 앞 방향에서 올라온다. 구룡령에서 9시 출발했고 두로봉에서 명개리로 하산한단다. 그들과 하직하고 12:42 출발하여 긴 내리막길을 내려선다.

 

 

13:16 안부에 왔는데, 왼쪽으로 탈출로가 있다. 지도상 샘이 표기된 곳인 것 같다. 눈앞의 마늘봉이 삼각으로 보이고 그곳을 향해 오른다.

13:25 마늘봉(1,126m)에 올랐고, 길은 또 땅 밑까지 내려선다. 안부까지 내려서고 다시 오름으로 바뀐 후 마즈막은 가파르게 헉헉대며
13:50 1,251m봉에 올랐다. 여기서 또 내려선 후 다시 가파르게 올려 챈다.
14:09 1,260m봉이다. 길은 여기서 약간 왼쪽으로 꺾여지며 내려선다.

 

 

약수산(1,306.2m)

14:20 작은 봉에 올라서고 우측으로 조금 휘어진 후 내려간다. 11시 방향에 약수산 정상이 보인다.

14:30 안부에 왔다. 바람이 시원히 불어주고, 다리는 피로를 느낀다. 오르면 또 오르고, 오르면 또 오르고 약만 바싹 올려 약수산인가 ?

15:00 진짜 약수산 정상이다. 길은 구룡령 까지 내리막인데, 한명의 산꾼, 그리고 조금 뒤에 오르는 2명의 산꾼, 배낭이 지난주 내 배낭만큼 큰걸 보면 비박을 하려나 보다. 가다 아무데서나 잔단다.

 

 

15:15 작은 봉을 양념으로 지나고 내리막길, "아니" 또 양념이... 내려선다. 그리고 조금은 가파르게... 등산객 한분 다리가 아프다고 천천히 내려간다. 05시 진고개를 출발한 사람들이다. 그리고 보이는 구룡령 생태턴넬... 여기서 도로로 내려서는 길은 둘이다. 하나는 생태턴넬 우측으로 도로에 닿는 길, 하나는 생태턴넬을 가로질러 내려선 후 휴게소로 가는 길. 휴게소에는 차량과 사람들이 많다.

구룡령 생태턴널

 

구룡령

15:30 구룡령 휴게소에 와서 오늘 산행을 끝낸다.

차를 불렀다. 창촌(내면)에서 출발 한다는데 4시경 온다는 차가 10분이나 늦게 왔다. 휴게소 매점에 부탁해도 진고개 까지 5만원에 간단다. 이미 전화를 했으므로 기디리는 동안 맥주 한캔과 버섯 고추짱아치를 샀다. 마눌 좋아하는 강원도 옥수수도...

 

운전사는 장애인이었다. 구불구불한 도로를 달리고 또 달려 446번 도로(차 못다님) 갈림길-창촌-운두령-이승복 기념관-방아다리 약수-월정사 갈림길을 거쳐 진고개 까지 한시간 이상 긴 운전을 했고, 진고개에서 차를 회수하여 진부IC-영동고속도로-원주IC-문막-여주를 거쳐 처갓집 제사와 이천의 마눌 친구네 조문을 하고 집에 오니 밤12시가 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