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된산행기

백덕산(2001.06.01)

조진대 2021. 5. 3. 10:09

 

백덕산(2001.06.01.-02)

 

61   14:45 분당을 출발-곤지암-이천-여주에서 42번 국도로 문막, 거기서 영동고속으로 올라 만종분기점에서 중앙고속도로를 타고 치악휴게소에서 잠시 휴식후 신림IC로 나가 88번 도로 솔치고개를 넘어 주천리를 바져 나가면서 콩나물 국밥으로 저녁을 한다. 식사후 597번 도로 평창방향으로 가다 법흥리 포지판에서 좌회전 하고1,2 무릉교를 지나 2차선 도로를 12Km를 법흥천을 끼고 달린다. 2-300m 간격으로 간이화장실이 서있는걸 보면 여름철 모이는 인파를 가늠케 한다. 계곡엔 가뭄으로 수량이 풍족치 않지만 비만 오고 나면 물놀이는 좋겠다.

 

법흥사 입구는 버스종점이고 다리를 건너서면서 길은 좁아지고 차 한 대 지날 수 있는 시멘트 포장도로인데, 화장실 늘어선것과 민박집은 군데군데 계속되고 3Km 정도를 들어가니 도로공사를 하면서 길을 막아놓았다. 차를 돌려 주인의 허락을 받고는 외등하나 환히 비추는 비어있는 새집 마당에 차를 대고 宿營준비를 한다.

 

개울가로 내려가서 이를 닦고 차에 들어 누우니 천둥벼락이 요란스러운데, 산행을 못해도 좋으니 비나 흠뻑 뿌려달라고 기원했지만 감질나게 땅만 적시고는 번개도 사라져 버렸다. 신원이 확인 안된 객을 집 마당에 두고는 주인이 걱정이 되는지 후래쉬 불을 밝히고 확인을 하고 간다.

 

빽알같은 브랜디를 두어잔 들이키고는 라디오를 켠다. 멕시코와 축구를 하는데, 마누라 옆에서 신나라 손뼉치고, 집에 계신 어머니에게 전화를 해도 받지를 않으니 무슨 일이 있는가 ? 텔레비 크게 틀어 벨소릴 못 듣는가 ? (집으로 한다는게 회사로 했다-이젠 늙었나 보다) 에라 잠이나 자자.

 

초저녁엔 더웠던 기온이 새벽녘에 소피보러 밖에 나가니 추워 달달 떨어야 했다. 잽싸게 닭털 침낭안으로 쏘옥 들어가 몸을 덥히고 또 잠이 든다. 새벽 5시에 세팅한 전화기에서 벨이 울려주어 아득한 꿈에서 깨어나고, 버너에 물을끓여 컵라면에 붓고, 화장실 보고 이를 딱고 6:08 산행을 시작한다.

 

비포장 길을 따라 관음사를 갈때까지 길 주변은 민박집과 신축중인 모텔, 들녁을 뛰놀면서 크고있는 토종닭들... 옆 계곡은 군데군데 무릉계곡이라, 넓직한 바위위를 물이 흘러 내린다. 우측에 자그마한 사슴 목장이 있고, 왼쪽은 다리건너 관음사, 더 이상 차가 못들어가게 작은 광장이 있고 안내판이 둘 서있는데, 당재코스는 년중 입산금지이고, 백덕산 방향은 봄 가을로 입산금지이다. 허나 지키는놈 하나없는데 들어간들 누가 제지할까 ?

 

6:25 관음사 앞 개울을 건너 절앞을 지나 마당쓰는 보살님과 인사하고, 다시 개울을 건너 나무 우거진 오솔길을 따라 걷는다. 아침이슬인지 지난저녁 내린 빗물인지 바지가랭이를 적신다. 10여분 가니 광산터, 다시 개울을 건너 우측으로 나무 숲속길을 걷는다. 갈대숲이 나오고 길은 이제부터 슬슬 오름을 시작한다.

 

이정표가 서있다. 직진도 우측길도 모두 백덕산을 가르키는데 거리만    다르다. 이정표를 보고 마음이 바뀌어 우측 가파른 능선을 올라타기로 했다. 온갖 종류의 새들이 울음소리 경연이나 하는냥 울어댄다. "홀딱벗고"는 어디가나 있고 "찌리찌리 찌리릭 똑또르루", 오를수록 뒤쪽의 사자산이 얼굴를 나타낸다. 이 방향에서 보는 사자산은 상당히 가파른 경사다.

 

줄을맨 급경사 오름을 계속하지만 계곡길 보다는 이슬이 없어 걷기에 좋다. 7:25 세 번째 줄을 잡고 오르자 능선길에 다달았다. 햇살은 정면위에서 비추고 우측에 정상 같은 봉우리(백덕엔 3개의 고만고만한 봉우리가 근접해 있다)가 어렴풋이 보인다. 좌우는 절벽인것이(마치 고대산 능선처럼) 산성위를 걷는 것 같다. "퉁퉁 퉁퉁 퉁퉁퉁" "홀딱벗고" 등등 웬갖 잡새가 울어댄다.

 

900m인데 묘가 하나 있고 나뭇가지를 걸치고 돌을 쌓아 그위로 지나지 못하게 할걸 보면 자손이 있는 묘같다. 이렇게 높게 일년에 한번 성묘라도 올까 ? 머루나무에 좁쌀알 같은 머르송이가 열렸다. 갈대숲이 또 시작되고 새소리는 "똬우르 똴똴" 온몸에 느껴오는"피톤치드", 멀리 치악산 비로봉이 보인다, 앞에는 사자산 그리고 올라온 계곡과 능선이 한눈에 들어온다. 철죽은 철을 지나 낙화로 되고, 마누라 취나물 뜯는데 취해서 갈생각을 안하고, 조금씩 조금씩 올라 앞에 바위 절벽으로 방책을 두른 정상을 만난다.

 

똑바로 올라갈수 없으므로 길은 여기서 우로 돌아 신선바위방향으로 간다. 그리고 그방향에서 오는 길과 만나서 100m 앞 정상으로 오른다. 이제까지 시원한 숲속과 달리 더운 기운이 확 끼쳐오고 09:12 정상에 섰다 GPS1355m를 지시하고, 해는 따갑게 내리 비춘다.

 

이곳에선 남쪽의 신선바위방향이 잘 보이는데, 이보다 10m 북쪽이 2m는 더 높다. 또 북쪽 지점에서는 사자산 방향 능선, 묵골코스 능선등이 환하게 내려다 보인다. 영만과 종수에게 전화를 한다. "난 지금 백덕산 정상이다. 브랜듸 한잔을 들이키니 기분이 좋다" 땅에서 일하는 이들이 되게 부러워 한다, 속으론 아마 "짜슥 그렇게 다니다 심마니나 돼라" 했을꺼다.

 

09:47 당재-사자산 방향으로 하산이다. 완만한 내리막을 산나물을 뜯으며 내려서서 10:10 묵골 갈림길에 섰고, 게속 완만한 산능선을 타고 내려오니 10:35 운교4거리이다. 정상에서 1.2Km지점이고 좌측은 관음사 3Km, 우측은 비네소골 3.3Km, 전방은 당재 1.1Km를 지시한다.

 

난 여기서 좌로 내려 섰어야 했다. 이왕이면 속속드리 족적을 남기고 싶다고 당재로 향했는데, 올랐다 내렸다를 몇번 반복하여 진이 쪽 빠진후 11:05 당재에 도착 하였다. 참외를 하나 까고는 좌측으로 내려가다 길은 다시 우측으로 향한다. 혹시 사자산으로 가는게 아닌가 하면서 따르니 능선으로 내려선다.

 

능선을 따라 끝없이 계속 하산하고, 여기서 정상을 볼까 했는데, 우거진 나무로 인해 정상을 멀리서 보는건 실패했다. 경사가 어찌나 급한지 70도는 될성싶고, 걸음을 떼어 놀을때마다 낙옆과 흙이 함께 쏟아저 내린다.

 

12:00 드디어 물 말라버린 계곡에 닿았다. 누가 그랬는지 커다란 나무 가죽을 홀랑 벗겨 알몸을 드러내게 하였다. 그리고 5분을 더가서 물이 흐르는 계곡에, ! 살거같다. 흐르는 물을 벌컥벌컥 마셔댔다. 물맛이 그만이다. 반대로 오른다면 여기서 물을 담아가야 할께다. 5분을 더내려오니  운교4거리에서 내려온 길과 만난다. 이젠 나물도 지겨워 못뜯겠다. 보여도 안뜯을란다.

 

계곡엔 자그마한 소가 널려있고, 길가엔 십수년전 세워두었을 발동기가 녹쓴채 멈추어 있고, 12:45 아침에 갈라졌던 3거리에 도달, 낮익은 길을 걷는다. 자그만 폭포와 그리고 텔레비에 소개도 됐었다는 선녀탕, 밭같은 광장을 지나 처음 나오는 민가. 머루주를 한병 사니 산나물을 한아름 준다. 일제시대 위에 있는 광산에서 일했는데, 그땐 몰리브덴을 말에실어 날랐고(길이 없어서), 해방후 그 광산을 인수하여 캤는데, 몰리브덴이 씨가 말라서 폐업을 하고 서울에 올라가 살다가 자식들 장성하고 몸도 아프고 해서 옛날에 사둔 이땅에 와서 사는지 십수년. 이곳 물은 특급수란다.

 

동강 어라연을 물으니, 그곳은 이미 똥강으로 변해버렸고, 영월사람들 이곳 서강으로 놀러 온다고, 그말을 올라올 때 본 화장실들이 말해주는 것 같다.

14:00 차를 몰고 서울로 출발하면서 마누라는 화장실 수를 세는데, 30개 까지 세고는 지쳐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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