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된산행기

청량산(2001.05.12)

조진대 2021. 5. 3. 10:06

청량산(봉화)(2001.05.12.)

 

511일 오후 3:40 분당역에서 마누라를 태우고 3번국도-중부고속(곤지암)-영동고속도로를 타고 다시 중앙고속도로로 들어서서 서제천 출구로 나갔다. 5번국도를 타고 단양, 죽령고개를 넘어 풍기, 영주, 36번 도로로 봉화를 거처, 918번 도로로 봉성에 7:10 도착, 유명한 돼지불고기로 저녁식사를 한다. 시골에서 고추장 발러 구어먹던 그맛이다. (양념불고기 2인분 1만원, 공기밥 1천원, 주문후 한참을 기다려야 나온다.

 

초입의 희망정 054-672-9046에서 했는데, 이름듣던 봉성불고기는 동네중간 우측에 있다). 저녁을 먹는동안 날은 어두어 졌다. 8시에 봉성을 출발, 35번 국도를 타서 청량산 도립공원표시에서 좌로 다리를 건느자 마자 매표소가 나오는데, 밤이라 근무자는 없고, 두어군데 불이켜진 민박집이 있지만 차를 몰아 들어간다. 우측에 초가정자와 약수가 있고 바로 다리건너에 산으로 올라가는 좁은 도로(차 못다님)가 있고, 더 들어가니 산행안내도가 서있는 입석이 나온다. 너무 들어온 것 같아 차를 돌려 초가정자 있는곳으로 나와 멈추어서는 一泊을 하기로 한다.

 

인가가 없는 길가 대구번호의 찝이 하나 서있는곳에 차를 주차했다. 사방은 깜깜하고 소쩍새가 울어댄다. 코란도의 짐칸을 치우고 담요를 깔아 침실를 만들고는 소형 TV를 틀었으나 방송이 하나도 잡히지 않아 이를 포기하고, 불을 켜놓을 수도 없어 우두커니 앉아있다 누었다를 반복한다. 차가 지나갔지만 되돌아오지는 않는다. 마누라는 화장실엘 가고 싶단다. 난 솔직히 무서워 나가기가 싫었다.

 

포도주를 몇잔 홀짝거리지만 저녁을 잘 먹은 탓에 취하지도 않고...또 한 대가 남면쪽으로 간다. 이곳에서 자면서 밤새 2대만 지나갔다. 몇시나 됐는지 잠이 들었고, 질식사를 면할려고 조금 열어놓은 틈새로 찬바람이 들어와 낡은 침낭이 무척 추었다. 아마 두어시는 될성싶다. 일어나 창을 올리고 다시 잠이 들었지만 추위에 몸을 떨면서 깨었다. 엔진을 켜고 히타를 틀으니 몸이 더워진다.

 

5시 기상하여 화장실을 가고, 물을 끓여 컵라면을 먹었다. 세수와 양치를 하고나서 6:15 바로 옆에난 좁은 도로를 따라 산행을 시작한다. 도로는 차가 다닐수 있지만 일반차량은 사절하며 매우 가파른 길이 구비구비 오른다. 주위의 바위는 진안의 마이산 처럼 용암이 흐르면서 돌들을 감싸안아 씨멘트 반죽해 놓은 것 같다. 길바닥은 나무를 갉아먹은 벌레똥으로 쌔까맣게 덥히고, 나무에 맺인 이슬이 이따금씩 똑똑 물을 떨어뜨린다. 햇살은 반대편 축룡봉을 비추고...

 

6:40 청량사에 당도했다. 초입의 "바람이 소리를 만나면"이란 찻집이 있으나 너무 이른 탓에 열지를 않았다. 절은 손바닥 같은 경사면에 넓직하게 자리잡았고 산들은 절을 외워싸고 손가락 처럼 삐죽삐죽 솟아있다. 좌측 맨위 "유리보전"을 지나 등산로가 이어진다. 나리꽃나무가 여기저기 널부러져 있다. 좀더 오르니 자소봉-의상봉 갈림길이 나오는데 자소봉길을 막아놓았다. 난 어안이 벙벙했다. 전화로 공단에 물어볼때 경상도 아저씨 "자소봉 까지 밖엔 못갑니다" 해서 정상은 못가고 자소봉으로만 갈수 있는줄 알았고, 그래서 누가 지키기 전에 정상을 갈려고 새벽같이 나섰는데...

 

마누라가 쉬를 하고는 옷에 쉬가 묻었다고 나를 자꾸만 잡으니 산행도 제대로 않되고 이럴땐 마누라가 귀찮키만 하다. 어디선가 꽃향기 내음이 난다, 마누라 향기는 않나는데...
연화봉이 뒤로 보이는걸 보면 어지간히 올라 왔는가 보다. 경민이 말처럼 새는 "홀딱벗고"를 반복하며 지져 대는데, 왠 동아밧줄 ? 130m는 느러져 있다. 경사가 급하고 미끄러웝다. 마누라는 풀 윗순이 모두 잘려 나갔으므로 취나물이 틀림없다고 따기 시작한다. 난 또 실험용 몰모트가 되려나 ?

 

7:15 왼쪽 의상봉, 우측 자소봉을 가르키는 3갈래길 산 잔등에 올라서서 의상봉 방향으로 전진이다. 봉우리에 올랐다 내려서고 다시 오르고, 길 옆엔 철죽이 활짝 피어있다. 향로봉을 지나 자란봉에서 아래로 한없이 내려간다. 이대로 내려가다간 아주 도로까지 가는게 아닌가 했는데, 6각정자에서 올라오는 길과 만나는 3갈래에서 다시 오름을 시작한다. 동아줄과 철계단 그리고 선학봉의 산잔등에 올랐다.

 

나무사이로 의상봉 정상이 올려다 보인다. 잔등을 녀려가니 다시 3갈래길 (통제소로 하산길인데 막았다). 여기에 표지판이 서 있는데 정상이 10분 남았단다. 철죽과 철계단, 그리고 드디어 의상봉 정상(870M)이다 (8:05). 진행방향으로 몇10M 더가니 전망대다. 왼쪽으론 축용봉이 보이고 우측엔 35번 국도와 주차장, 바로 아래엔 민박집 한채가 보인다.

 

과일을 까고 사진을 박고 8:20 왔던길로 하산을 한다. 년로하신 등산객 한분이 올라온다. 오래만에 사람을 보니 무척 반가웠다. 6각정자 하산길이 있는 3갈래에서 앞을 올려다보니 몸이 뒤로 자빠질 정도로 올라갈 길이 치솟아 있다. 한때의 젊은이 들이 지나간다. 9:00 청량사위 3갈래 산잔등, 또 한패의 젊은이들...자소봉 방향 70도는 됨직한 유격장 사다리 같은 철계단을 오른다. 연적봉에 올라 과일을 까고는

 

9:35 탁필봉에 올랐다.

큼지막한 바위덩어리 앞을 지나니 우측으론 하산길이고, 좌측으로 오르막길이 있는데, 이 큼직한 바위가 자소봉이고 바위 중간까지 철께단으로 올라갈수 있다. 계단위는 전방대가 있고...경일봉 가는길은 포기하고 하산을 한다.

 

청량사-은진전 갈림길에서 응진전으로 길을 잡았다. 깊은 계곡에 둥그런 다리가 놓여있고"그렇치" 하고 지져귀는 새소리가 나무위에서 들린다. 자갈길은 미끄러워 동아줄이 매어있고, 계속 내려가니 "산꾼의 집" 이란 찻집에 닿는데, 차나한잔 얻어 마실까 해서 기웃거렸지만 사람 그림자도 보이질 않는다. 여기서 응진전은 까마득히 다시 올라가야 한다. 김생굴을 볼려고 했는데 길을 잘못 들었는지 보지 못했다.

 

길은 평지로 변하고 우측에 전방대가 있는데 청량사가 한눈에 들어온다. 왼쪽은 솟아오른 바위 우측은 천길 절멱 낭떨어지, 정말 아슬아슬한 이길을 어찌 발견했는지 옛 사람들의 길 찾아낸 슬기에 고개 숙여 진다. 이런 길이 한동안 계속되다가 "풍혈대"가 나오고 큼지막한 바위산 아래 제비집 처럽 응진전이 지어져 있다. 응진전을 지나 완만하게 내려오니 어제밤 차를 돌렸던 도로와 만나고 "입석"에 당도 했다(11:00).

 

차가 있는곳 까지 약 1Km를 걸어서 갔다. 약수터에서 물을 받고, 10Km 차를 몰아 은혜온천을 찾았으나 지금은 폐쇄되었단다.

4Km 안동방향으로 더 내려가서 1,000원짜리 지폐뒤에 있는 도산서원엘 들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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