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된산행기

명지산(2001.05.26)

조진대 2021. 5. 3. 10:08

명지산(2001.05.26.)

 

06시 방화동을 출발, 88도로-토평Tollgate-남양주IC-마석-대성리-가평을 거쳐 익근리에 도착하니 7:50, 추차장에 차를대고 산행을 시작한다. 익근리 동네를 지나면서 아주머니 한분께 길을 묻는다. 산행하는 사람이 있느냐고, 한바퀴 돌아 오는데 얼마나 걸리냐고, 그러자 그 아줌마 말이 5시간 걸리는데 " 던길로 그대로 내려오세요, 괜히 길잃지 말고.." 팍 겁을 주는 말이다.

 

방심했던 마음을 다잡고 천천히 걸을음 떼었다. 자동차가 다닐만큼 넓은 돌길에 날파리가 앞을 가려 연신 팔을 내저으며 갔고, 길섶엔 엉겅퀴가 지천으로 자라고 있다. 가끔 붓꽃이 보라색의 꽃을 내밀고 서있고...가뭄에도 불구하고 왼쪽 계곡은 "-"하는 계곡수 소리가 시원함을 준다.

 

10여분 가니 승천사 일주문, 100m뒤에 절이 넓직한 땅을 차지하고 서있는데, 그 흔한 자동차 하나 서있는걸 못보니 이절엔 스님이 사는가 보다, 아니면 아직 돈을 못벌어 쪼들리는 살림을 하든지...2Km를 더가 성황당을 지나고 길은 아직도 넓게 이어진다.

 

2갈래 길에서 우측 넓은길로 들어서고, 산비들기 가 저만치 날아 도망가는 숲속에선 "홀딱벗고"가 지져귀고. 길은 다시 폭포-정상의 갈림길(폭포는 100m 왼쪽 아래에 있음)에서 정상으로 간다. 왼쪽아래엔 큼직막한 가 물을 하나 가득 가둔채 펼처져 있어 굳이 폭포가 아니라도 마음을 시원하게 만든다.

 

8:45 집터(밭터? 3.5Km지점)에 서있는 이정표 "정상-화채봉"을 가르키지만 좌우로 갈라져 들어가는 길은 보이질 않는다. 여기서 500m를 더가니 2,3-정상 으로 갈라지는 이정표가 있다. 2.3봉 방향은 다리가 있었던 모양인데, 지금은 다리는 없다. 정상방향으로 오름을 시작한다. 물은 여기서 끊기고 2003년 말까지 휴식년제이며 어기면 벌금이 몇십만원이라고  팻말을 붙였지만 지켜지지는 않는 모양이다. 그래도 혹시나 재수없게 걸릴까봐 걸음을 재촉한다.

 

길엔 이름모를 나무로부터 떨어지는 좁쌀알만한 흰꽃과 새까만 벌레똥으로 덮혔다. 경사가 그리 급하지 않은데 첫 번째 동아줄이 나타난다. 타잔 밧줄 같은 다래나무 줄기가 휘엉청 나무에서 늘어져 있고, 9:30 이제부턴 본격적으로 오르막이 시작된다. 경사는 급해지고 2번째 동아줄이 보인다. 다래나무엔 새순이 나오고 마누라는 다래순을 처음 본다며 새순을 딴다. 산에 다니는 사람이 이러면 않되는데 하고 양심의 가책을 받지만, 그게 나물이라는데 반해서 이걸 따내야 쭉쭉 뻗는다고 위안하며 그걸 땄다.

 

갈증이 난다. 물주머니의 물은 너무 얼어서 녹지를 않고, 구급대의 위치표식이 "명지계단"(익근리 4.3K)라고 쓴걸 보면 길은 상당히 가파른가 보다. 3번째 동아줄이다. 줄을 잡 고 오르면서 처음 취나물을 발견했다. 퉁퉁새(내가붙인 이름)"퉁퉁" "퉁퉁" 울고, "홀딱벗고"2마리나 번갈아 지져귀고...

 

10:05 능선엘 올랐다. 왼쪽으로 저멀리 정상같은 봉우리가 보이고 바람은 씨원하게 불기 시작한다. "익근리6K" 표시가 나오는데 그렇게 빨리 오진 않았을 텐데.. 아무래도 잘못 표기인 것 같다. 철죽꽃닢이 떨어져 있고, 능선길은 약간 내리막에서 다시 오름을 시작하고, 다시 내리고 오른 끝에 정상에 도달(10:45), 처음 사람을 하나 만났다. "연인산"을 거쳐 왔다는데 정상이 어디냐고 ? 한참을 헤멘 끝에 바위무더기 위에서 정상표지석을 발견, 사진을 박는다.

 

2-3봉 방향을 잡고 내려간다. 다시 오르는길, 철죽이 만개했고, 개당귀는 여기저기 지천이며 마누라는 나물 뜯기에 바쁘다. 허겁지겁 글을 걷는 것 보다는 쉬엄쉬엄 나물따며 걷는게 힘이 덜든다. 시간은 좀 걸리겠지만...눈이 나물에 취해서 풀도 나물이라 하고, 나물도 풀이라 한다, 꼭 대중이 맴 이리갔다저리갔다 하는 것 모양..그리고 내려갔다 올라갔다를 반복하고 2봉에 올랐다.

 

11:00 3갈래 길이다. 왼쪽은 익근리로 직행하는 코스인 것 같다. 11:45 3봉의 3거리이다. 우측은 귀목봉,좌측은 익근리이다. 10여분을 더 가서 점심을 폈다. 12:10 다시 출발하여 10여분 가니 백둔리-명지폭 갈림길 다시 10여분을 가니 백둔리-익근리 표시. 여기서 익근리로 접어든다. 백운봉 아래 갈림길까지 가기로 작정했는데, 아무래도 길을 잘못 접어든 것 같다. 어떻게 가든 차세워둔데로 가면 된다 싶어 가파르게 계속되는 급경사 하산길을 한시간을 내려와서 13:15 계곡물과 만났다.

 

그곳에 표식은 좌측정상-우측정상을 가르키는데 우린 좌측정 상 길를 내려온거다. 물이 있는데 날파리가 물위에서 놀고 지져분해 보여 마실수가 없다. 그러나 생과 삶 사이를 거닐던 사람이 가릴게 있는가 ? 물주머니 얼음에 계곡물을 채웠다. 펑퍼짐한 길을 쓰러진 적송 몇그루를 밑으로 또는 타넘고 한참을 더 내려오니 2.3-정상 갈림길에 닿았다. 여기서 아침에 갈라졌었다.

 

2번째 사람을 만났다. 너무나 반가웠다. 나물주머니를 닫아 배낭에 넣고 한참을 더오니 명지폭포 표시가 나오고 100m를 줄을 잡고 계단을 내려갔다. 가뭄에 저렇게 많은 물이 떨어지니 비가오면 장관일께다. 물은 무척 깊어보여 바닥이 않보인다. 폭포에서 계곡을 따라내려가는 길이 있을법 한데, 헤메기 십상이라 계단을 다시 올라 길로 들어섰다.

 

또 한참을 걸어 승천사를 거쳐 14:45 주차장에 닿았다. 점심시간을 포함해서 7시간 산행이었다. 나물뜯던 시간을 빼면 6시간은 될께다. 가평으로 나오던 도중 북면 초입에서 행락객들에게 입장료를 받고 있는데, 입장료를 내지 않을려면 일찌감치 징수소(한쪽에서 들어가는 차만 받음)를 통과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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