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두대간·9정맥/백두대간

백두대간 24 고치령-소백산-죽령

조진대 2022. 2. 28. 21:05

백두대간, 소백산 2002.05.25 무박2일

 

 

산행코스: 04:15 고치령(770m) 출발-4:55 형제봉 갈림 헬기장(1,032m)-06:05 연화동 갈림길 (1,015m)-07:00 신선봉 갈림길 (1,264m)-07:25 상월봉 (1,394m)-07:40 국망봉 (1,420m)-08:45 비로봉 (1,439m)-10:05 천문대-11:33 죽령(696m) (산행도상거리 20Km, 7:18 소요)

 

 

교통비: (회비30,000+트럭 1,000) X 2=62,000원

 

 

교통비도 너무 많이 들고 해서 마누라와 안내산악회를 따라 백두대간 고치령-죽령구간산행을 한다.
철이 철인지라 25일 밤 10시 버스에 빈자리 없이 가득 태우고 동대문을 출발하여, 2군데 휴게소에 정차한 후 26일 새벽 3:05 고치령 입구 세거리에 버스를 세우고 미리 예약해둔 좌석리 이장이 운전하는 조그만 트럭을 불러 절반씩 태우고는 고치령을 향한다.
새벽 공기가 차가워 옷들을 꺼내 입고, 난 반팔 티가 너무 추워 토시를 꺼내 팔에 끼운다. 오늘만큼 하잘 것 없는 토시가 그리 고마울 수 없다.
뒤에 남은 절반의 사람들은 떨고 기다릴 수 없어 고치령을 향하여 행진하여 1/3쯤 올라갔을 때 트럭이 되돌아와 마저 태우고 가는 도중 어느 사람이 배낭이 열려 소형 카메라가 떨어 졌다고 하는데, 차를 세우고 뛰어 가 보았지만 찾을 수가 없어 되돌아온다.
아마 택시 한대가 등산객을 고치령에 내려주고 되돌아가면서 발견한지도 모르겠다. 값의 고하를 막론하고 산행을 하기도 전에 잊어버려 마음이 아프다.

 

 

고치령

고치령에 모두 당도하니 4:15, 왼쪽 산 능선을 향하여 45명이 행진을 시작한다. 언제나 처럼 산새들이 여기저기서 울어대며 새벽 산행을 반긴다. 처음 863봉은 몸을 풀기에는 너무 벅찬 오름이었다. 내림과 이어지는 오름, 해는 점점 길어져서 4:30이 되니 날이 밝아와 랜턴을 끄고도 길이 잘 보인다.
       

 

형제봉과 갈라지는 헬기장에 도달했는데 형제봉 방향은 인적이 뜸한지 길 같지가 않다. 길은 다시 내려와서 작은 안부에 이어 마당치 (910m)에 도달한다. 마당같이 생겨서 마당치라 부르나 보다. 오름이 이어지고 봉우리를 우측으로 바이패스 하고 푹신한 낙엽이 깔린 길을 기분 좋게 내려온다.
       

 

상월봉 6Km (1,031m)를 가르키는 안내판을 지나는 중 능선 길에서 내려다보는 우측 대산골은 깊고 웅장해 보인다. 불어주는 바람도 시원스레 흐르는 땀을 식혀준다.
새벽 걸음을 정신없이 걸었더니 배가 출출해 온다. 6:00 잠간 서서 간식(찰떡파이)을 꺼내 입에 넣고 물 한 모금 마신다. 그리고는 바로 연화동 갈림길 (1,015m)를 지나면서 잠깐 상월봉의 삼각봉이 잠간 보인다.
       

 

늦은맥이

신선봉과 갈라지는 늦은맥이고개 (1,272m)에 도달하였다. 길은 평평하고 키 작은 본초류가 덮혀 화원을 연상시킨다. 앞쪽에서 사람들이 줄을 이어 오면서 신선봉을 묻는다. 새벽 2시부터 걸었다는데 구인사로 종주산행을 하는가 보다.

길은 서서히 오름이 시작되어 상월봉을 우회하여 국망봉 방향으로 향하고 만개한 철죽이 나타나기 시작한다. 철죽은 상월봉에서 시작하여 국망봉에 이르는 평평한 능선에 마치 잘 가꾸어진 정원에 철죽만을 심어 꽃피게 만든 듯 감탄을 자아내게 한다.

 

 

국망봉

국망봉 못미처 어의곡으로 내려가는 길이 나오고, 5분여 나무계단을 밟고 국망봉에 이르렀다. 표지석을 배경으로 많은 사람들이 사진을 박고, 철죽은 국망봉을 지나 비로봉 밑까지 이어진다.
       

 

비로봉

8:33 다시 어의곡으로 내려가는 길이 나오고, 비로봉 정상에 닿았다. 오늘 철죽 행사가 있어서 인지 사람들이 많이 올라왔다. 일부는 앉아서 식사를 하고, 일부는 사진을 찍느라 바쁘고...나무계단을 밟고 주목 군락지에 왔다. 젊은 한쌍이 어쩔 줄 모른다. 눈치를 보니 젊은 여자가 소피를 풀어야겠는데 화장실이 없으니 어쩌면 좋으냐고...나무 뒤로 가서 해결하는 도리밖에 없다고 일러주지만 수줍음에 발만 동동 구른다.

 

 

천동리와 갈림길을 지나 조그만 봉들을 오르락 내리락, 제1연화봉을 왼쪽에 두고 길은 아래로 우회하며, 제1연화봉에 활짝핀 철죽을 보느라 많은 사람들이 봉우리에 올라있다.

 

10:05 천문대에 도달하니 여기에도 사람들이 많고 무수한 차량이 올라와서 막걸리 맥주를 공짜로 나누어준다. "철죽여왕선발대회" 플랑카드도 걸리고...제2연화봉, KT송신소를 지나면서 행글라이딩이 떠오르고, 천문대부터 깔린 시멘트 포장길을 수많은 사람들이 줄을 이어 올라오고 있다. 이 줄은 죽령에 도달 할 때까지 이어진다. 시멘트 포장을 내려오는 1시간 반 동안 발의 피로는 가중되고 발가락에 물집까지 잡혔다.

 

 

죽령

11:33 죽령에 오니 도로는 차량으로 메워지고 우리가 탈 버스는 오지도 못해, 겨우겨우 연락을 취해 버스를 타고 단양방향으로 한참을 내려와서 길가에 차를 세우고는 점심을 한다.

 

 

14:33 버스는 서울을 향해 출발하고 중앙, 영동, 경부고속도로를 거쳐 양재, 강남역을 경유, 동대문에 오니 19시. 오늘 국망봉에서 잠시 아침간식을 먹는 시간외는 쉬지를 않고 마누라도 취나물을 뜯지 않아 산행시간이 많이 단축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