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두대간·9정맥/백두대간

백두대간 22 찻갓재-저수령

조진대 2022. 2. 28. 21:03

백두대간 황장산(黃腸山) 구간 (2002.4.21)

 

 

코스: 안생달-찻갓재-묏등바위-황장산-감투봉-황장재-벌재재-문복대-저수재
       

차량: 자유인클럽 버스
       

산행: 안생달(04:00)-찻갓재-묏등바위-황장산(05:30)-감투봉(06:00)-황장재-985봉-치마바위(06:45)-폐백이재(07:00)-벌재(7:45)-문복대(09:30)-옥녀봉(09:45)-저수재(10:30)

 

 

지난주(4/14)에 이어 자유인클럽과 백두대간 황장산 구간을 산행한다. 이코스는 암릉으로 이루어진 조금은 어려운-사실은 이 코스를 타고 싶어서 백두를 시작했다-산행길이다. 황장산의 옛 이름은 작성산(鵲城山) 이라고 한다. 이산에는 궁궐을 지을 때 사용하는 황장목-금방 베어내어 자란 방향으로 세워 집을 지어도 트지 않는 春陽木과 견주는 질 좋은 나무-이 많이 나와서 숙종 (1680년)때 封山을 하고 관리를 파견하여 감시를 했다한다. 지금도 이 봉산 표지석이 생달리에서 찻갓재를 넘어가면 명전리에 남아있다. 황장산은 예나 근세나 전쟁터 였는데, 6.25때 지방 빨치산들이 산세가 험한 이산에 숨어들었고, 후퇴시 작성전투에서 죽은 수많은 적의 시체를 이산자락에 묻어 지금도 밭에서 유골이 나온다고 한다. 이산은 온통 아기자기한 암릉으로 되어 정상에서 벌재재로 길게 뻗어 있고 산세에 따른 문안골, 토시골, 우망골은 어느 계곡에 빠지지 않는 아름다운 계곡미를 자랑한다.

 

밤새 버스는 깜깜한 도로를 달리고, 버스가 흔들리는 대로 이리저리 기우뚱 대며 간간히 잠을 깬다. 몇 시인지 모르지만 버스는 정차하여 엔진을 껏고 그대로 깊은 잠에 들었다가 깼다. 시계를 보니 3시35분, 등산화끈을 조이고 밖으로 나가 가변운 몸풀기 체조를 한후 4시 안생달을 출발한다.

 

 

찻갓재

前週 두릅을 따던 찻갓재 까지 가파른 오름을 오른후 우측 봉우리를 넘는다. 4:18 작은 찻갓재이다. 난 중간 후미를 따라 갔는데, 후래쉬를 비추며 가는 두 사람이 우측으로 내려가는 길을 간다. "길이 맞아요 ?" 소리를 질렀는데, 그 길이 맞는단다. 아무래도 잘못들을 것 같아 엉거주춤 따라 내려가니 아니나 다를까, 왼쪽으로 표지가 요란스럽게 달려있다. 안생달에서 작은 찻갓재로 올라 황장산으로 가는 길목이다. 그 길을 따라 다시 능선으로 오르니 한 대장께서 먼저 와 기다린다. 능선으로 곧게 난 길을 잘못 들었던 거다. 2-3개의 봉우리를 더 넘어 앞에 나타나는 줄이 매어져 있는 높은 암벽에 달했고 이것이 묏등바위이다. 우린 줄을 잡지 않고 바위 홀드를 이용해 거뜬히 위로 올랐다. 날이 밝았다.

 

 

황장산

5분 정도 더가니 황장산 정상(1,077m)이다. 뒤쪽(서쪽)에는 前週 등산한 대미산과 문수봉, 남쪽으론 공덕산과 운장산이, 북쪽으론 도락산이 시원스레, 그리고 북동방향 멀리 소백산이 보인다. 한참을 더 가니 (5:50) 칼등처럼 생긴 릿지 코스이고 감투봉인데, 여기서 해뜨는 광경을 보았다. 한사람은 커다란 카메라로 해뜨는 광경을 잡는다.

 

 

6:00 100여 미터는 될성싶은 깍아 지른 절벽 내리막을 산양처럼 내려선다. 잡풀이 많이 난 헬기장인데 여기가 소위 말하는 황장재 "잘록이" 인가 보다. 여기서 우측으로 산태골을 타고 하산하면 안생달로 간다. 길은 다시 가파르게 올라간다, 986봉에 오르니 새소리 요란스레 지저귀고 남쪽으론 하얗게 산을 까고 돌을 깨는 채석장이 보인다. 연속되는 평탄한 능선, 그러나 우측으론 낭떠러지 까마득한 절벽이다. 암릉과 절벽의 연속이고 조망 또한 시원하다.

 

 

길은 다시 오름이 시작되고 우측 아래쪽으로 도봉산 주봉 처럼 생긴 바위가 우뚝 서 있다. 6:45 높은 능선길이 끝나고 뒤쪽으로 아주 긴 스라브 암릉(치마바위)이 시원스레 보인다. 그리고는 가파른 내리막의 시작이다.

 

 

7:00 폐백이재 바닥을 첬다. 내려가는 만큼 올라가는 게 자연의 법칙이라, 여기서 물 한 모금을 마시고 스틱을 꺼내 길이를 늘린다. 7:18 926봉 정상이고 선두 구릅이 앉아 아침식사를 하고 있다. 여기서 길은 왼쪽으로 꺾어지고 잠시 후 다시 우측으로 꺾어지면서 내리막을 내려선다.

 

 

벌재

한참을 오니 7:45 벌재이다. 그런데 산행에 정신이 없었는지 황장산에서 황장목은 구경을 못했다.

포장된 도로를 건너 다닥다닥 붙어 있는 표시기를 따라 맞은편 산으로 올랐다. 앝은 봉우리를 넘으니 좁은 길이 나타나는데, 왼쪽 450m에 "산악인의집"이 있단다. 벌재에서 포장길을 따라 우측으로 100m 가면 이 도로와 만나서 쉽게 올 수 있는 것을 괜히 힘들여 산을 넘었다. 덕분에 고사리를 많이 꺾었지만...다시 가파르게 오른다. 그리고 완만한 경사를 한참 가니 산불감시초소가 나온다 (8:10), 아직 이른 시간이라 근무자는 나오지 않았고 그래도 조마조마한 가슴을 쓸어 내리며 황급히 초소 밑을 지난다. 긴 하산길이다. 취나물이 나오고 있다. 밀대도...마누라는 밀대를 꺾으며 그걸 핑계로 잠시 숨을 돌린다. 아! 곰취다. 이런 곳에서 곰취를 보다니, 강원도 높은 산에서나 볼수 있는...

 

 

8:25 고개에 달했는데, 옛날 도로가 있기 전 남북을 오가던 길이었나 보다. 길을 건너 다시 오르막이 길게 이어 지는데 높이가 200여m는 될성싶고, 길게 끝없이 오르니 너무 힘이 든다. 아픈 다리를 질질 끌며 스틱에 몸을 의지하고 봉우리에 올라 높이를 보니 1,018m, 그리고 눈앞에 이어지는 봉우리 2개, 다리는 아파 오고 마누라는 또 밀대를 핑계로 숨을 돌린다.

 

 

문복대

아침 대용으로 찰떡쵸코와 오이 그리고 물을 마시며...봉우리는 내리고 오름을 반복한 후 9:30 문복대 (1,074m)에 섰다. 정상 표지석은 최근에 설치했는지 시멘트를 덮은 헝겁이 그대로 있다. 앞에 보이는 봉우리를 넘으니 또 한 봉, 그걸 지나니 또 한 봉, 그리고 또 옥녀봉, 여기서 밑이 보인다. 멀리 저수재와 휴게소, 바로 밑으론 축사와 휴양림이...마지막 한 봉을 넘어 지루한 하산이 이루어진다. 길은 바닥에서 다시 오르고 거기에 선두 구릅 6명이 앉아 소주를 마시고 있다.

 

저수령

몇 십분을 앉아 쉬다가 그 산을 올라선 후 능선을 따라 내려서니 차가 달리는 포장길 저수령(840m)이다. 남쪽은 경상북도이고 구불구불한 도로의 오름과 멀리 내다 보이는 경치가 일품이다. 10:30 오늘의 5시간반 산행을 마친다.

 

 

휴게소에는 쇠고기와 특산품을 파는데, 식당은 없다. 허긴 간간히 지나는 차랑을 상대로 장사가 될성싶지 않다. 상추쌈 점심을 먹은 후 막걸리 파티를 벌리며 두어 시간 후에 도착하는 후미를 기다린 후 서울로 출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