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두대간·9정맥/백두대간

백두대간 17 버리미기재-장성봉-은티마을

조진대 2022. 2. 28. 20:56

백두대간 장성봉 (2003.03.30)

 

 

 

산행코스: 버리미기재(08:00)-장성봉(09:10)-827봉(09:56)-악휘봉3거리-약휘봉(11:55)-722봉-은티재(13:05)-주치봉(점심)-은티(14:50)

 

 

오래 만에 백두대간 길에 올랐다. 03:30 기상하여 04:05 집을 출발, 06:00 괴산에 도착하여 TV탈렌트가 오다가다 들린다는 식당에서 올갱이 해장국으로 아침을 했다. 연풍택시에 전화 예약을 하고 연풍을 거쳐 은티마을로 들어가서 할머니두부집에 차를 세우고는 뒤따라온 택시을 탔다. 지난가을 이화령에서 은티 까지 이용한 기사분에게 너스레를 떠니 버리미기 까지 3만원 요금을 25,000원으로 깎아준다. 아직 발표는 안 하지만 갈금리 거문고 모양을 옥상에 얹은 비어있는 건물자리에 댐을 건설하지 않겠느냐고, 그러면 연풍 아래까지 수몰이 예상되고, 4차선도로가 지날 자리엔 장차 보상을 목적으로 과수묘목을 세워 놓았다는 부연설명을 들으며 쌍곡계곡-저수리고개-상관명을 거쳐 버리미기재에서 차를 내렸다.

 

 

버리미기재 (08:00)

출입금지 표지를 잽싸게 지나 산으로 들었다.  등산로는 잠시 후 오름을 시작하고 암릉을 우회하며 점점 높이를 위로한다. 앞의 봉우리가 정상인가 하고 오르면 더 높은 다른 봉이 다가오고, 내리막 북쪽사면은 군데군데 눈이 남아있어 미끄러지지 않으려고 조심스레 내려선다. 다시 자그마한 오름이 이어지며 낙엽사이 따스한 봄 볕에 꽃이 피어있어 봄이 오고 있음을 알린다. 이어지는 봉의 암반 위에 올라 우측 맞은편에 전개되는 애기암봉을 눈짐작으로 탐사한다.

 

 

기회 봐서 저 능선을 타고 저수리치 까지 갈란다. 누군가 이 자리에서 쉬면서 스틱을 나무에 기대어 놓고 간 것을 주어 배낭 옆에 끼운다. 그리고 조금 더 진행하여 장성봉(915.3m)에 도착하였다.

 

       

장성봉(09:10)

남쪽에 대야산과 그 너머로 속리산 연봉들, 2시 방향에 희양산,구왕봉이 보인다. 날씨는 맑으나 가스가 끼어 먼 산이 또렷 하지는 않다. 많은 산 꾼이 정상에서 직진을 하여 길을 잘못 들었다는 글을 읽었는데, 그 길로 들어서는 마눌을 불러 세우고, 시장 터처럼 매달린 리본을 따라 8시 방향으로 내려선다. 10시 방향에 3각으로 솟은 봉(막장봉)이 보이는데 다행히 길은 그리로 가지는 않는가 보다.        

 

 

장성봉에서 20분을 지나 길은 두 갈래로 벌어지는데 여기서 왼쪽은 막장봉으로 가는 것 같다. 11시 방향에 군자산과 칠보산이 보이고 2시 방향에 희양산의 눈 덥힌 암릉이 보인다. 이어지는 내리막길, 군데군데 남아있는 눈과 얼음, 급경사를 기어올라 827봉에 올랐다. 길은 조금 내려서면서 평탄하게 능선으로 이어진다. 작은 봉을 올라 2시 방향으로 꺾여지고 내려서는 길이 조금 험악스럽다.

 

 

작은 오름과 이어지는 평탄한 길을 반복하면서 787봉에 올랐다. 암봉이다. 등산로는 총석정 같은 4각 바위 무더기를 왼쪽으로 끼고 내려서고 그 밑엔 산죽이 조금 자라고 있다. 안부와 언덕을 지나니 오늘 산행 중 처음 보는 헬기장(11:15)이 나온다. 등로는 다시 서서히 오름이고 우측 멀리 묘가 보인다(11:40). 

 

 

좀더 올라 악휘봉 3거리에 도달했고, 두 번 오기도 어려운데 악휘봉을 보고 오기로 한다. 배낭을 길에 벗어두고 내려가서 다시 오름 중간에 있는 선바위에서 포즈를 잡고 악휘봉 정상에 가니 누비옷 입은 스님 한 분과 만났다. 인사를 하고 카메라 셔터를 부탁했다. 봉암사에 있다는 이 스님 등산화가 릿지화라 물어보니 희양산 오르는데는 릿지화가 필요해서 신었다고 한다.        

 

 

그래서 출입금지에 대해 물었다. 국내에서 가장 조용한 봉암사는 스님들이 수련을 하는 데라, 공휴일에만 소란스러움을 통제한단다. 그 스님과 한동안 함께 산행을 하며 청주에서, 안산에서 왔다는 단체 등산객들을 지나치며 3거리를 지나 820봉까지 갔다. 점점 지쳐 뒤 처지는 마눌을 기다리느라 스님과 헤어지고, 암릉길을 내려선다. 비나 눈이라도 오면 좀 미끄럽겠다.

 

 

722봉(12:50)에서  내려서는 데는 슬라브 길이고 구와봉과 희양산이 점점 가까이 보인다. 작은 원으로 돌을 놓은 서낭당 새끼줄을 매어놓은 은티재에 내려섰다. 그리고 이어지는 주치봉의 오름, 배고프고 지친 다리에 경사진 오름이 인내심을 시험이라도 하는 양 몇 번을 쉬면서 간신히 정상에 올라서니 (13:25) 헬기장 처럼 넓고 평평한 마당에 낙엽이 담요처럼 쌓여있다.

 

 

운동장 같은 한구석에 앉아 육개장을 끓여 밥을 말아 정신없이 입에 넣고 있는데, 등산객 한 분 다가와서 말을 나눈다. 3년간 백두대간을 하여 작년에 끝냈는데, 그걸 끝내니 할 일이 없어 무료하다고...

 

 

13:50 주치봉을 내려서서 고개에 내려섰고, 구왕봉 쪽으로 몇 십미터 가서 묘에서 왼쪽 은티마을로 내려섰다. 은티마을에 와서 손두부와 막걸리 두 사발. 그리고 음성을 거쳐 고향에 들어 한식성묘를 미리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