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두대간·9정맥/백두대간

백두대간 9 덕산재-우두령

조진대 2022. 2. 28. 20:23

백두대간 덕산재-우두령 (2003,5,11)

 

코스: 덕산재(05:58)-부항령(08:14)-1030봉(09:20)-1170봉(10:58)-삼도봉(12:50)-밀목재(14:10)-1175봉(15:45)-화주봉(16:33)-우두령(17:37), 총 11:40 (점심 휴식포함)

인원: 마눌과 나

돈쓴거:고속도로비 서울-무주 8,800원 무주-동서울(카드) 8,000원
아침우동 5,000원, 저녁 육개장 10,000원
택시 우두령-덕산재 30,000원 계 61,800원

 

 

새벽2시집을 출발, 대진고속도로 금산휴게소에서 우동 한 그릇을 하고, 무주IC로 나가 설천-나제통문-무풍을 지나 덕산재의 문닫은 주유소에 차를 대고, 산행을 출발한다.

덕산재로 향하면서 나제통문을 지난다


덕산재(05:58) 

들머리는 주유소 무주방향 옆으로 있다. 처음의 산 오름은 보통으로, 처음 나오는 봉우리까지 20여분간 활기 있게 올려 챘다. 뒤로 대덕산이 머리 뽑힌 민둥산처럼 그러나 상당히 높게 올려다 보인다. 약간 내리막을 거친 후 곧 833봉에 올랐고 여기서 길은 왼쪽으로 휘어져 내리막을 시작한다.

덕산재

 

해는 이미 중천에 떠있고 "퉁퉁"새와 "홀딱벗고"가 이쪽 저쪽에서 입산 환영 인사들을 해대며, 은방울꽃 둥굴래가 등산로를 치장했는데, 마눌은 여자의 욕심을 저버리지 못하고 고사리를 꺾기 시작한다. "아이고 갈 길이 먼데, 어서 길이나 갈꺼지", 그러나 얼마않있어 투덜대든 나 마저 허리를 굽혀 마눌을 도운다-맞을까봐...

 

 

완만하던 길은 내려가다 평탄하다를 반복하며 점점 아래로 고도를 낮춘다. 멀리 893봉이 보인다. 등로 주변에는 달개비 같은 풀에 흰꽃이 피어 밭처럼 널렸다.

06:35 넓은 운동장에 왔다-지도에는 폐광터라 했는데, 광산 같은 것은 보이지 않고 우마차나 다닐 정도의 임도에 차가 올라 왔었는지 바퀴 자욱이 나있다. 얕은 절개지를 오른 후 길은 평탄하게 진행되고 마찻길 같은 임도와 또 만났다. 철죽, 꽃사과 꽃(이름을 모르니 편의상 그렇게 불렀다), 큰애기나리의 하얀 꽃을 피우고 진한 향내를 내뿜으며 밭을 이루어 산등성이를 덮고 있다. 완만한 내림과 축축한 흙의 미끄러운 급경사 내림 끝에 철죽, 조팝 꽃사과 꽃들이 우거진 안부에 닿았다.

 

7:00 지도상 왼쪽에 샘이 있다고 표시된 재이다. 그리고 오름을 시작하는 길은 낙엽송 밭으로 들어가고 은방울꽃들이 넓은 잎새 밑으로 하얀 종들을 쪼르륵 달고 서있다. 일단 산언덕에 올라 보면 눈앞에 또 봉이 이어지고 그 봉을 오르면 또 봉으로 이어진다. 홀아비꽃대, 노랑제비, 그리고 처음 보는 꽃들이 오르는 사면에 줄을 이어 피어있다. 고만고만한 봉들이 이어져 나오므로 어느 것이 893봉인지 구별이 어렵다.

큰애기나리 군락

 

07:25 드디어 3각점이 서있는 893봉에 도착했다. 그리고 길은 내려서면서 멀리 있는 970과 1030봉을 보여주며 오늘 산행길이 쉽지 않음을 예고해 준다. 평탄해진 길은 얕은 봉을 지나면서 내려서는데, 갑자기 큰 새 한 마리 화다닥 날아오르니 평온에 젖어들었던 가슴 화들짝 놀래 걸음을 멈짓 한다. 얕은 봉의 이어짐과 긴 내리막 그리고 평탄한길에 이어 나오는 헬기장, 이어지는 내리막길.

 

08:14 부항령이다. 평평한 안부 땅속은 턴널로 부황과 무풍을 잇는 도로가 그 속으로 지나고 있다. 묘를 하나 지나면서 970봉으로 오름이 이어진다. 저 앞에 인기척이 있다. 산나물꾼들 남녀5명이 기슭에 앉아 쉬고 있어, "많이 뜯으셨어요?" 물으니 아주머니 한 분 손바닥보다 큰 곰취 한닢 보여준다. 길은 970봉을 오르지 않고 우측으로 가로지르고, 졸졸 흐르는 계곡 물은 잠시 더위를 가시게 한다. 970봉에서 내려오는 길과 만난 길은 1030봉으로의 오름으로 이어진다. 오름 중간에 있는 바위 위에 올라서니 잡목이 가리지 않아 조망이 시원하게 트이는데, 1170봉과 삼도봉, 석기봉, 민주지산이 11시방향으로, 우리가 출발한 덕산재와 대덕산이 뒤로 보인다.

 

09:20 1030봉 정상이다. 헬기장으로 되어 있는 정상을 지나 바윗길을 내려서면서 눈앞에 1170이 건너다 보인다. 안부까지 내려선 후 다시 완만하게 오르면서 평탄한 지역엔 산돼지가 헤집어 놓은 듯 이곳저곳이 파헤처져 있다-실은 산초꾼들 작픔.

1030m봉에서 보는 삼도봉

 

오름과 내림이 반복하고, 마눌 기분이 좋은지 룰루랄라 시랍시고 읊는다 "온 길은 천리이나 갈 길은 만리라-" 완만한 길 다음에 나오는 2개의 연이은 봉우리 오르고 또 오르고 지겨웁게 오르기를 반복한다. 고도가 높아질수록 철죽이 만개해 남아있고 산죽이 나타난다. 평탄한길과 오름의 이어짐 끝에 1170봉 전 전 봉에 오고 다음 봉을 지나

 

10:18 1170봉에 도착한다. 정상은 잡목이 가려 조망이 없고, 길게 내리막을 내려오면서 저 아래 헬기장이 내려다보이고 그 주변은 나무나 풀이 없이 대머리 상태이고 왼쪽으로 완만한 경사면으로 지도에 목장으로 표기되어 있으나 목장시설은 없고, 자동차가 다닐 수 있는 임도는 산행로를 따라 이어져 있다. 불도져로 길을 만들어 놓은게 틀림없다.

 

 

한참을 마찻길 같은 임도를 따르던 길은 산으로 들고, 정원 같은 초원을 지나 내리막길로 이어진다. 바람이 시원히 불어온다. 안부에는 좌우로 희미한 길이 나 있고, 다시 오름 끝에 뽀족봉에 도달하고 난 후 길고 완만한 내리막길이 이어진다. 우측 계곡에서는 찬바람이 불어오고 그 찬바람 때문인지 철죽은 이제서야 망울이 져있다. 봉우리를 옆으로 우회, 가파른 오름과 산죽 숲, 다시 눈앞의 3각봉과 평탄한 길. 앞에 나물꾼이 경사면에서 열심히 무언가 뜯고 있다.

 

12:05 작은 봉 위에 올라 자리를 펴고 점심을 한 후 12:30 출발한다. 건너편 삼도봉에는 많은 등산객이 북적 거리는게 보인다. 완만한 내리막을 10분여 내려오니 해인리-중미마을로 내려가는 십자로이고 한 떼의 산초꾼이 도구를 들고 삼도봉에서 내려오고, 한 무데기 등산객이 삼도봉으로 오르고 있다.
 

12:50 조금은 가파른 오르막길을 올라 삼도봉에 섰다. 석졼 앞에는 사진을 찍는 사람들로 시장 같고, 사방을 둘러본다. 왼쪽으로는 석기봉과 민주지산, 뒤로는 1170, 1030봉, 앞쪽으론 1175봉과 화주봉이 거침없이 내다보인다.

삼도봉

삼도봉의 이정표

삼도봉에서 보는 1170m봉
 

13:05 전에는 없던 통나무계단을 내려서면서 내려 밟는 충격으로 아픈 다리를 달래면서 삼마골재에 섰고, 헬기장을 지나 서서히 오르막길을 오른다. 앞에 이어 나오는 작은 봉들을 우로 또는 좌로 우회하면서 기분 좋게 걷는다.

삼마골재
 

급한 오름 끝에 봉하나를 우회하지 않고 오르고 내려 선후 1123봉으로 오른다. 나무숲 속을 이리저리 오르던 길은 갑자기 왼쪽으로 꺾여저 왔던 방향으로 내려선다. 물론 리본들이 그렇게 매어져 있으나, 혹시나 하여 다시 정상으로 올라가 보니 길은 점점 줄어들고 리본도 없어 나무 가지로 그 길의 폐쇄를 알리고는 내리막길을 내려선다. 얼마나 내려가서 도 얼마나 올라 갈려고 그러나 ? 신경질이 나도록 내림의 계속이다.

 

 

14:04 안부에 닿았다. 여기가 밀목재 인가보다 하고 작은 언덕을 넘으니 또 안부가 나오고 희미한 길이 좌우로 나있다. 여기가 진짜 밀목재이다. 다시 슬슬 오름이 계속된다. 우측 저아래 깊은 계곡 중간엔 시원한 물이 콸콸 흐를 거라고 생각하니, 시원한 그 물속에 첨버덩 뛰어들고 싶은 욕망이 생긴다. 너무 덮고 지겹도록 힘들다.

마눌은 뜯지 말라는 나물을 계속 뜯어 내 배낭에 넣어주고, 자기는 물을 지고 간단다. 그래서 마눌은 점점 가벼워지고 난 점점 무거워져만 간다.

 

14:28 헬기장터(잡초가 무성한 헬기장)를 지난 후 계속 완만한 오름이 이어지고,

15:00 또 다른 헬기장에 도달하였다. 여기가 1089봉이다. 이 부근도 고만고만한 봉우리들이 연이어 있어 어디가 오딘지 분간하기가 쉽지 않다. 길에 가방 한개 떨어져 있어 그걸 주어들고 간다. 나물꾼이 잊은거 같다.

960m봉에서 보는 1175m봉

15:20 111봉을 지나고, 야영을 했음직한 공터에 도달했다. 1175봉은 뽀족 하게 생겨 멀리서도 알아보겠지만 그 전에 두어개 봉을 우회하고 두어개는 악을 쓰고 오른 후

 

 

15:45 드디어 1175봉에 올랐다. 이 봉은 암릉으로 되어있고 봉을 넘어 내리막길은 가파르고 4마디로 된 위험구간이 있는데, 2곳은 로프를 매어 놓았고 2곳은 로프도 없이 내려서야 한다. 겨울에는 고생께나 할 코스이다. 위험 구간을 지나서는 평탄하게 한참을 내려오는데, 앞의 화주봉으로의 오름은 길게만 보인다. 지친 다리가 "어휴" 저길 어찌 오르나 걱정을 하면서 "에라 운명이다" 체념하고 16:12 바닥을 치고난 후 오르는 길은 화주봉의 후덕함인지 그다지 힘들지 않고 서서히 오를 수 있어 좋았다.

16:33 완만하고 긴 오름 끝에 넓직한 광장 화주봉에 올랐다. 여기서 오늘 우리가 산행한 모든 산들이 내다보인다. 1030봉, 3도봉, 1175봉을 끼고 구비구비 이어진 대간길, 그러나 덕산재는 너무 멀고 가스가 아물거려 보이지 않는다. 평탄한 능선을 따르다 왼쪽으로 굽어져 완만한 내림으로 이어진다.

 

 

대덕 수퍼에 전화하니 연결이 잘 되지 않는다. 우풍택시에 전화하여 17:50에 우두령에서 만나자고 했다. 그런 후 갈길을 보니 서둘러야겠다. 17:00 헬기장을 지나고, 타오르는 목을 물로 축이지도 못하고 잰걸음으로, 봉을 오르는지 내리는지도 구분할 짬 없이 내달려 17:37 우두령에 내려섰다.

 

15분을 기다려 택시를 타고 (3만원) 마산리-지례-광기를 거쳐 덕산재에 오니 19시가 거의 되었고, 무주를 거쳐 대진고속도로를 타고 금산휴게소에 오니 19:30, 육개장으로 저녁을 먹고 막히지 않는 경부-중부를 타고 집에 오니 23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