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산 (원효-염초-만경대) 2002.10.12
산행코스: 북한산성 매표소08:30)-계곡길-덕암사-원효봉 슬랩-원효ꙷ-북문-염초봉-백운대(12:00)-위문-만경대-병풍바위-노적봉 아래 안부-약수암-북한산성 매표소(15:10)
북한산은 너무나 유명한 산이니 서론 생략하고..
오늘은 지난주에 이어 북한산의 릿지를 종주 하리라 마음먹고 길을 나섰다. 일기도 좋고, 남들은 단풍 보러 설악이네 오대산을 간다는데, 그렇게 난리 떨지 않고 가까운 곳에서 나만의 낭만을 즐기니 난 왜 행운아가 아니겠는가 ? 좋은 산행을 하려면 남들 안갈 때 가야 하는 법이거늘...
북한산성 매표소전 주차장에 차를 대고는 매표소를 통과하고 대서문 까지 오르는 차도를 피해 계곡길로 접어들어 수영장을 지나 계속 계곡을 따라가다 수평 철계단이 시작되는 지점에서 철계단으로 올라서지 말고, 왼쪽으로 계곡을 가로질러 나무숲으로 들어가면 희미한 길이나 있고, 뒤돌아서있는 "덕암사"팻말이 있다. 이 팻말은 철계단 쪽에서는 눈을 씻고 자세히 봐야 겨우 뭐가 서있다는 것만 알뿐, 그 앞에 다가서야 글자가 보인다.
1. 원효봉
계단을 밟고 왼쪽으로 길을 따라가면 덕암사-등산로(시구문,원효봉) 갈라지는 안내팻말이 서있고, 등산로를 따라 100여m 왼쪽으로 가면 조금은 긴 암릉 슬랩이 나오고 우측으로 동아줄 출입금지가가 있다. 슬랩을 끝내고 우측으로 동아줄을 넘어 희미한 길을 따라가면 밤송이 껍질이 많이 떨어져 있고 그곳을 지나면 바로 긴 슬랩이 나온다. 슬랩을 올라서서 나무숲을 지나면 다시 긴 술랩이 나온다 아마 6-70m는 될성싶다. 무척 시원스레 누워있는 이 슬랩을 올라서서 우측으로 평지 길을 걷는다.
왼쪽은 바위 절벽이고 우측은 산 아래로 향하는 경사지만 길은 없다. 조금 진행하면 왼쪽으로 암릉이 나오고 이 암릉을 오르면 길은 점점 우측으로 올라가게 되어 있다.
다시 긴 슬랩을 거쳐 위쪽으로 가면 상운암쪽 암릉 위로 올라서게 되고, 이곳에서 몇10m가면 산불감시초소가 서있는 원효봉 정상이다. 정상은 언제나 시원한 바람이 분다.
남쪽 건너편엔 의상봉이 보이고, 동쪽으론 북문을 건너 염초봉과 백운대 그리고 우측으론 만경대와 노적봉, 더 우측으론 동장대를 지나 문수봉이 보인다.
2. 염초봉
원효봉에서 동쪽으로 내리막길을 내려서면 북문에 이르고 북문에서 계속 진행하면 동아줄 출입금지가 나온다. 일반 등산객의 안전을 위해 쳐놓은 이 줄을 넘어 나무숲으로 들어가서 성을 따라 조금 가면 암릉이 시작된다. 왼쪽은 크랙이고 걷는 길은 슬랩 이지만 올라가는데는 아무 어려움이 없다.
슬랩을 지나면 또 슬랩, 여기서 용기있는 사람들은 왼쪽의 수직 벽의 크랙을 타고 오르기도 하지만 먼길에 무리할 필요는 없다. 암릉길을 따라 4발로 기면 전망대 같은 쉼터에 다다르고, 여기서 잠시 숨을 고른 후 가파른 슬랩을 기어오른다. 다시 전망대. 그리고 가파른 암릉을 올라서면 갑자기 바위가 꺼지고 아래로 내려서야 하는 7m는 되는 크랙 내림길.
이 길이 무서우면 왼쪽 2m봉으로 올라 뒤로 서서 홀드를 잡고 내려서고 또 내려서면 되나, 고도감이 기분 나쁘고 무섭다. 맘 푸근히 먹고 7m 클랙을 내려선다. 보통 안전을 위해 로프를 매고 확보를 봐주지만, 그냥 뒤로 서서 바위를 보고 홀드를 잡고, 내 지른 다음에 중간의 바위 옆과 아래를 교대로 잡고 다리를 벌려 내려서면서 두 다리를 모으고 엉덩이로 우측 바위에 대고 손을 내리면서 기면 발이 가까스로 닿게 된다. 내려서면 "흐유-" 하고 해냈다는 한숨이 나오게 마련이다.
이게 제1 염초봉이다. 작은 거리인 평지를 지나면 길은 둘인데, 우측은 통천문을 지나는 길이다. 이 길로 들어서면 우측 아래는 절벽 (아래를 보면 겁난다). 왼발을 딛고 우측발을 앞의 발디딤에 얹고 우측 손을 앞 위로 쭉 뻗어 홀드를 잡고, 왼손도 마찬가지로 위로 뻗어 홀드를 잡는다, 홀드래야 확실한게 없고 울퉁불퉁한 바위 틈새를 잡아야 한다.
이곳을 기어 오르면 바위문 까지 2-3m는 큰 어려움 없이 기어오를 수 있다. 통천문으로 지나지 않고 왼쪽으로 갈려면 5m의 크랙 내림을 내려가야 하는데, 수평 크랙에 두 손을 잘 잡고 두 다리를 아래로 내려 경사를 딛고(잘 보면 받침이 있다) 두손을 교대로 왼쪽으로 옮기면서 왼쪽 아귀벽 사이 크랙에 두발을 끼고 천천히 내려오면 된다. 여기가 2째 염초봉이다. 여기를 내려서서 조금 올라가면 우측 통천문을 지나온 길과 만나고, 몇 개의 고만고만한 바위들을 넘으면 다시 성과 만난다.
3. 백운대
성 위에 앉아 잠시 휴식을 한다(대개 여기서 먹을 것을 챙긴다). 왼쪽 숨은벽 코스의 바위로 된 용골이 멋있게 위로 솟아오르고 뒤의 인수봉과 겹쳐 마치 숨은벽이 인수봉의 한 줄기처럼 보인다.
50m 대슬랩 그리고 이어지는 급경사의 슬랩코스, 몇주전 그 코스를 탄 동행인이 염초봉을 타면서 숨은벽을 우습게 본다. 그런대로 멋있는 코스라 폄하 하면서... 백운대의 한 줄기인 눈앞의 L형 크랙을 오르는데, 두 손을 함께 가슴위 홀드를 잡고 우측발을 잽싸게 우측 바위 위에 올린다. 그렇게 하기까지 발을 디디는 데는 경사에 미끄러지기 쉽다. 일단 우측 다리를 올리고 나면 그 다음은 왼손을 앞으로 뻗어 홀드를 잡고 오르면 된다.
경사길을 힘들여 오르고 나서 째진 바위 새를 타고 오르고, 다시 내려서면 눈앞에 절벽이 서 있는데, 수직벽에 발디딤과 손을 잡을 수 있는 홀드가 나있다.
백발 성성한 노인장 한 분 우릴 올라오라고 잠시 기다려 주신다. 그분은 우리와 거꾸로 산행을 하는데 "어떻게 거꾸로 릿지를 할 수 있어요 ?" 부러워 하니 "마찬가지지요" 오르는 거나 내려가는 거나 몸의 방향은 매한가지란다-道 튼 달인의 말씀. 우측과 왼쪽 발을 교대로 디디며 손으로 홀드를 잡고 왼발을 언덕진 바위 위에 올리고 손을 뻗어 앞쪽의 홀드를 잡고 경사면을 기어오르면 위험지대 통과.
바위 몇개 지나서 우측은 새까만 절벽인 이 코스중 사고가 가장 많이 난다는 말바위가 나온다. 2m높이의 둥근 바위의 우측이 수직으로 손바닥이 들어갈 정도의 틈이 벌어 졌는데 여기에 손을 끼고 구부리면 그런 대로 홀드가 형성되어 왼발을 조그만 받침에 얹고 우측 발을 다른 받침에 올라선다.
두발을 모으고 우측발을 크랙에 끼고 몸을 당겨 올리고 손을 뻗어 멀리 있는 홀드를 당겨야 하는데, 이 과정에서 몸이 뒤로 떨어질 가능성이 아주 많다-그러면 추락사. 우회는 우측으로 1m 정도 내려서서 (밑을 보면 겁나니 보지말것) 폭 40Cm 정도의 10m정도의 경사진 바위 턱을 기어가야 한다. 초보자는 어느 쪽이든 로프를 매어 확보를 봐주어야 한다.
긴 크랙을 지나서 올라서면 바위 몇 개를 건너뛰고 다시 경사진 바위를 오르면 길은 2갈래로 나온다. 왼쪽은 10m 크랙으로 내려서는 길, 우측은 바위를 올라 로프를 매고 하강하는 길. 하강은 40m 로프로 충분하고 바위위 하강용 쇠고리에 로프를 끼고 안전벨트를 착용하고 하강기를 써서 서서히 발을 디뎌 내려서면 된다. 젊은 산꾼하나 줄을 내리더니 미리 마련한 임시 안전벨트를 두다리에 끼우고 8자 하강기로 유연하게 내려선다.
왼쪽 10m 크랙은 처음에 튀어나온 바위가 하나 있고 그 아래 중간에 잡을수 있는 끼인 돌이 두어개 있어서, 첫째바위를 안고 다리를 내려서서 손을 내려 홀드를 잡고 내리고 이렇게 반복하면 바닥 1m 위에 우측으로 발디딤 평평바위가 있어 여기에 내려서면 된다. 내려서서 내려온 위를 보면 내 어찌 여길 내려 왔던고 하고 감개무량하게 된다. 길은 바위를 돌아 우측으로 약간 올라가고, 여기서 설악의 용아장성처럼 개구멍이 나오게 된다( 용아와는 조금 다르다).
배낭이 작다면 배낭을 맨채로 엎드려 두 다리를 최대한 벌려 몸의 균형을 잡고 왼다리는 절벽 아래로 내리고 우측다리는 바위사이로 벌리고 앞으로 배를 대고 앞으로 앞으로 2-3m 기면 가운데가 움푹한 중간지점에 닿는데, 여기서 몸을 추스려 쪼그려 앉아 두손을 우측의 홀드를 잡고 두 다리는 왼쪽 절벽 아래로 딛고(디딤이 없다) 몸을 2-3m 전진시킨다.
나무뿌리가 앞에 가로질러 뻗쳐 있다. 길을 약간 올라가고, 로프하강한 길과 만난다. 넓게 패인 크랙을 넘어 다시 슬랩을 오르면 백운대 정상이다 (12:00). 빠른 사람은 2시간 반이면 정상까지 온다.
4. 만경대
백운대를 내려서서 위문에 왔고, 위문을 들어가지 말고 문과 동아줄 사이로 지나쳐서 앞에 전개되는 바위 계곡으로 들어가 바위를 잡고 올라서면 성벽과 만난다. 위문 성벽에서 바로 바위 크랙을 타고 오르면 스타가 되는 "스타바위" 이지만 로프로 확보를 봐야 안전하다. 스타바위를 올라도 성벽과 만나게 되고, 성벽을 밟고 100여m 오르면 좌우로 큰 바위가 서있고, 우측 바위아래 10여평 평평한 장소가 있어 식사하기에 딱 좋다. 그늘이 저서 싫다면 두 바위사이 조금 평평한 장소에서 식사를 하면 좋다.
식사중 도착한 50대의 산꾼-토요일은 만경대, 일요일은 부인대동하고 도봉산 냉골릿지를 한단다. 샌드위치 한 무데기로 점심을 하는걸 보고 먼저 출발한다.
두 바위 사이를 왼쪽으로 지나 우측으로 가면 철사를 수평으로 1m 맨 수평이동 코스가 있고, 그 밑으로 5m정도의 절벽인데, 홀드와 발디딤을 하고 천천히 내려가면 쉽다. 내려선 후 우측으로 절벽 위를 지난다. 여기서부터 아래로 보이는 절벽에 공포감을 느낀다. 다시 크랙을 타고 오르고, 눈 아래 절벽을 보지 말고 암릉 사이를 바들바들 지나면 꽤 경사진 슬랩이 나오는데, 이 슬랩을 기어오르고 다시 내려서면 평지 같은 길이 나오고, 눈앞의 바위 왼쪽으로 아슬아슬 기어가면 1m정도 건너뛰는 바위가 있다.
맞은편은 경사이기 때문에 건너 뛴 다음에 브레이크를 잡아야 아래로 떨어지지 않는다. 그리고 내려서서 몸을 돌려 건너뛴다. 아래에 발 받침 큰바위가 있지만 뛰는게 편하다. 평지를 좀 걷다가 바위를 내려서면 아래로 경사진 스랩이 나온다. 우측으로 돌아서 왼쪽으로 이동하면 수직으로 굴곡 주름진 바위인데, 왼발을 내딛고 어깨높이의 바위틈새를 왼손으로 올려 잡고 우측 발을 앞으로 돌려 뻗어 몸을 옮기고 내려서면 된다.
5. 병풍바위
이상으로 만경대를 끝냈고 다음은 병풍바위 위이다. 넓직한 평평 바위가 있고 낙타등 같은 바위를 몸의 발란스를 잡고 지나면 크랙을 타고 아래로 내려서게 된다. 이 낙타등을 타지 안으려면 병풍바위 정상으로 올라 남쪽 거의 끝으로 가서 다시 뒤로 돌아 내려서면 낙타등길과 만난다. 지난주 용암문에서 위문쪽으로 반대로 탈 때 올라왔던 40m 자일두동 하강코스를 보니 생각만 해도 아찔하다.
내 미쳤었지 어찌 이리 기어올라 왔던고...죽지않은게 다행이다. 여기서 아래로 내려서는데 2개의 볼트가 박혀있고, 미끄러운 슬랩을 내려서면 크랙이 나오고, 그랙을 지나 앞으로 나가면 다시 낙타등 같은 "피아노 바위"가 나온다. 두 손을 낙타등을 어루만지듯 잡고 두 다리를 우측 아래로 내려딛고(받침 없음, 아래는 절벽) 앞으로 5m정도 지나면 길은 위로 오르게 되고 거기서 크랙을 타고 아래로 내려섰다가 다시 3m를 오르면, 이제부터는 험하지 않은 내리막이고 이 내리막 암릉을 지나면 땅 길이 나온다. 이 땅길을 200여m 걸으면 용암문이다.
용암문으로 가기 전 희미한 길이 우측 아래로 나있고 이길을 따라 가면 용암문-위문사이 대로와 만난다. 이 대로를 타고 위문 쪽으로 울퉁불퉁 바위길을 걸어오르면 노적봉이 시작되는 안부이다. 이 안부에서 위문으로 가지 않고 서쪽 아래 희미한 길을 따라 계속 내려가면 북한산성 마을에서 올라오는 길에 있는 약수암과 만난다.
약수암에서 북산산성 마을로 가는 대로를 따라가서, 계곡길을 따라 북한산성 매표소에 오니 15:10. 오늘 5:40 산행을 했다(휴식+점심 포함). 온몸은 결리고, 동행인은 가끔 절벽에 장시간 매달려 바둥 대기도 했고, 고생은 많이 했지만 보람있는 산행이었다. 노족봉에 이르는 길의 빨간 단풍이 볼만했고...